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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SJ Nov 22. 2019

10월의 단상 (1) - 바쁘고 즐거운 일상, 여행

한국 갈 준비. 현지 거주인은 스페인 기념품/선물로 뭘 사갈까



바쁜 10월이었다. 많이 놀았고, 많이 먹었고, 많이 떠들었고, 많이 웃었다. 많이 행복했던 10월이었다. 비록 여행하느라 학원은 1주만 갔고, 스페인어 공부도 별로 하지 않았지만 내 하루하루는 알차게 채워졌다. 그런 10월의 일상 기록하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 피사 여행





유럽에 살고 있다 보니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그전부터 유럽여행 가기가 수월해졌다. (물론 백수다 보니 여행하면서 돈을 막 쓰지는 못한다) 첫 유럽여행 이후 이탈리아를 몇 번 다시 여행하긴 했지만 피렌체는 이번이 두 번째. 12년 전 여행 때는 로마에서 피렌체를 당일치기로 온 지라, 게다가 기차 잘못 타서 삽질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긴지라 거리를 조금 돌아보고 두오모 성당을 올라갔다 온 게 거의 전부였다. 그래서 더 많은 기대가 되었던 피렌체






10여 년이 지나고 나서야 제대로 본 피렌체는 실로 아름다웠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아 도시와 자연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들고 길거리를 쏘다닐 때면 12년 전 여행의 기억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피사는 크게 관심을 두는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침 발렌시아-피사 공항을 오가는 항공권이 무척 저렴했던지라, 겸사겸사 이 아담하고 귀여운, 하지만 놀라운 탑을 가지고 있는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온전히 나 홀로 여행도 참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스페인 국내여행을 제외하고) 묘하게 외롭다가도 온전히 내 취향대로 시간을 쓸 수 있음이 좋았다




친구가 왔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살고 있는 친구 M이 놀러 왔다. 잘 챙겨 먹으라고 우리 동네에서는 구할 수 없는 오징어채와 떡볶이 분말가루를 들고 놀러 왔다. 감동이다







발렌시아는 10월에도 따뜻해서 10월 초중순까지는 거의 여름 날씨다. 바다에서 수영을 해도 될 정도니 말 다 했다. 11월에도 날씨가 좋은 날이면 해수욕하기 괜찮다고 한다 (현지인 피셜)


바다가 없는 비엔나에 살고 있어서인지 친구네 커플은 바다와 해산물을 유독 마음에 들어했다. 아 저렴한 이 동네의 물가에도 틈틈이 감탄했다







비록 학원에는 일주일만 나갔지만, 그래서 스페인어를 더디게 공부할 수는 없으니 나름 열심히 했다




한국 가져갈 선물 사기





스페인 어학연수를 나오고 처음 들어가는 한국이다. 사람들에게 뭐를 선물로 사갈까 하다가 세 가지 정도로 추렸다. 현지 거주인이 사는 스페인에서 사기 좋은 선물/기념품


1. La chinata

바르셀로나 매장이 무척 유명한 라치나타. 지금은 발렌시아에서 매장이 빠졌지만 당시에는 있었다. 트러플, 갈릭 등의 스프레이형 오일과 가볍게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올리브 핸드크림을 잔뜩 샀다


2. La conservera

발렌시아 센트로에 위치한  식료품점에는 퀄리티 좋은 스페인 음식들이 있다. 생선/해산물 통조림이 많고  유명한 보닐라(정확히는 ‘보니야라고 발음하는  맞다) 감자칩이 있다. 한국에서 파는 가격의 절반도  되는 감자칩을 열심히 골라 담았다. 직원은 “한국인 손님은 처음이라고 했고 나는 “여기 보니야 감자칩 있는 거 알려지면 한국인들  올 거”라고 답했다


3. Mercadona

내가 맨날 가는 슈퍼 메르까도나. 여기엔 술을 사러 갔다. 한국에서는 절대 찾을  없을 듯한 발렌시아 지역맥주 Turia 한가득, 그리고 맛있게 마셨던 스페인 와인을   골라 넣었다




이탈리안 나이트





지난번에 ‘우리 집에 한식 먹으러 오라고초대했던 엘리오와 아리아나 커플이 이번에는 이탈리아 음식을 먹자며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레스토랑에서 먹을 때처럼 애피타이저부터  번째 접시,  번째 접시, 디저트로 이어지는  코스였는데, 거기에  좋은 이탈리아 와인까지 더해져 미슐렝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저녁 식사였다


특히 이탈리아산 재료로 엘리오가 만든 진짜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는 충격적으로 맛있어서,  뒤로 엘리오네 커플을 마주칠 때면 나는  까르보나라가 먹고 싶다며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우리에게 빠질  없는 추추 소주 (엘리오가 ‘*처럼 발음하지 못해서 추추라고 발음한다). 저번 한식 파티  맛 들이더니 이제는 아예 병째로 마시는   이탈리아인들이다




한국  짐을 싼다





캐리어에는 별게 없다. 90%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선물이다. 행여 깨질까 봐 뽁뽁이로  감싸서 캐리어에 넣은   21인치 캐리어를 28인치 캐리어 안에 넣어서 완벽하게 보호를 해줬다


참고로 저렇게 일반인 같지 않은 짐을 싸서 부치면, 공항에서 짐이 나올  캐리어에 노란 자물쇠가 달려있다. 피하지 말고 세관신고대로 가자




드디어 한국가는 날. 일찍부터 이동했다
나는 비행기 타는게 좋고, 창가가 좋다
노래하는 노란 자물쇠




반년만에  한국이었다

빨갛고 노란 단풍 풍경이 보고 싶었던 한국이었다

따끈한 매콤한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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