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무기력하게 돌린 시선이 희미한 쇼윈도에 닿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렴풋이 비추인 내 모습이 보인다. 스스로 생각해도 별로인 모습이 언듯 보이면 황급히 외면해 버린다.
외면했던 고개를 풀고 조심스럽게 다른 각도의 나를 확인한다. 그 각도의 나는 나쁘지 않다. 꽤 맘에 든다. 이내 마음 가득 안심이 들어찬다.
하지만 그저 돌린 시선에 들어온 다른 각도의 나는 또 맘에 들지 않는다. 안심이 들어찼던 마음에 짜증이 물을 흐린다.
나는 얼마나 많은 각도를 가졌을까.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각도 속 나는 얼마나 될까.
완벽히 모두 인지할 수 없는 나에 겁이 치솟는다.
타인의 눈에 보이는 나는 나의 전부일 수 없다.
누군가의 파악 안에 들어온 나는 그저 일부의 나일뿐이다.
나를 온전히 들킬 리 없음에 안심이 든다.
내가 아는 각도.
내가 모르는 각도.
내 안엔 너무도 많은 각도가 있다.
나는 소원을 가져본다.
내 취향의 각도 속 내가 온전히 나이길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