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만화에서 나온 명언이지만 필자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한 문장으로 함축해 놔서 참 좋아하는 말이다. 이 명언은 사실 연인사이가 아니더라도 어디에나 적용 가능한 말이다.
먼저, 부모자식관계에서 부모는 당연히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애지중지 키운다. 결국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독립해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어릴 때부터 자식이 혼자 뭔가를 하겠다고 한다면 자식의 건강한 독립을 위해서 전적으로 믿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너는 아직 어려", "걱정돼서 그래"라는 말로 독립을 방해한다면본인의 치마폭에 가둘 뿐이다. 그러한 말과 행동들은걱정을 빙자한 억압, 사랑의 가면을 쓴 믿음 부족일 뿐이다.결국 믿음이 없으면 관계 발전에 그 무엇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과연 연인 사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
깻잎논쟁, 남녀 사이에 친구가 가능한지, 이성친구와 단 둘이 술자리는 가능한지 등의 연인사이에 논쟁거리는 많다. 그런데 믿음 하나로 다 설명된다. 내 애인이 친구의 깻잎을 떼주든, 이성친구와 술자리 갖든, 남녀사이에 친구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떠나서 단순히 내 애인을 믿는다면 걱정될 게 하나도 없다. "그런 자리에 가서 내 애인이 이성에게 마음이 생기면 어떡하지?"라고 생각이 드는 본인의 불안한 마음이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킨다. 의심하고 불안해하기 시작하면 본인만 무너져 내릴 뿐이다. 불신을 갖는 본인 마음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지속적인 의심과 집착, 억압이 반복될수록 애인이 과연 그런 모습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사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불안한 자리를 믿고 보내주는 게 오히려 서로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내 애인이 과연 그런 자리에 가서 나에게 어떻게 연락하는지, 믿음직하게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적어도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았다면 애인 없이 이성이 있는 술자리에 가서 술에 취하는 등의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거 하나 조절 못하는 사람은 그냥 짐승일 뿐이고 애인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뜻과 같으니 관계지속에 대한 판단은 오히려 쉬워진다. 만약 연애할 때 그런 자리를 한 번도 보낸 적 없이 결혼한다면, 무슨 일이 생기든 과연 온전히 내 애인을 믿을 수 있을까? 마음 한편에 나도 모를 불안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성숙한 연애란 자고로 애인을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나는 연애를 시작할 때,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애인을 99% 믿고 시작한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의 인생과 시간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인연은 소중하고 그 인연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어서 돌아올지 모르는 것이다.나에게 있어서 남자든 여사친이든 그냥 똑같은 '사람', '친구'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그런 인연을 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압하는 것은 상대방의 소중한 시간과 추억이 들어간 인생의 일부분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아직도 애인이 무언가를 할 때마다 불안하고 검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것만 기억해라. 생각은 달라도 결국 내 애인을 사랑하는 서로에 대한 마음은 같다.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너를 왜 만나고 있겠는가? 서로가 가진 차이를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고 믿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