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거미는 거미줄을 치고 개는 영역표시를 하고 다닌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갓난아기는 생존을 위해 계속 빠는 행동을 하고 어린이들은 부모님을 모방하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거나 어두운 곳, 높은 곳에 가기를 무서워한다. 우리는 이를 본능이라고 부른다. 수백만 년 동안 생존하며 겪어온 것이 무의식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저버릴 수 있을까?
우리는 지능이 있고 감정이 있는 사회적 동물이다. 먼 옛날, 모두가 함께 움직일 때 혼자만 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 집단안에서 번식에 성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런 행동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도태되고 대가 끊겼을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싫다 해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모두가 맞다고 할 때 혼자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도 말하기 힘든 것이 바로 옛날부터 형성된 '집단무의식' 때문이다.
과거 우리는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 살았다. 남성은 외부적 활동을 주로 하며 과정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즉 오늘 일용할 양식을 구해오는 것이 생존과 연결되었다. 여성은 내부적 활동을 주로 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서 집단에서 얼마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지, 즉 자신과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강한 남자를 만나는 것이 생존과 연결되었다. 이것 또한 오늘날까지 집단무의식에 남아 이성을 선택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와 같은 경험 때문에 오늘날에도 본능적으로 남성은 여성에게 인정, 찬성, 믿음과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원하고, 여성은 남성에게 재력, 듬직함과 같은 물질적 안정감을 원한다.오늘날은 생존에 목숨 걸 정도는 아니기에 이런 안정감을 온전히 필요로 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성을 선택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함에는 자명하다. 이것이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살아야 하는 이유다.
이런 사실을 부정한다면, 본인이 여자라면여성스럽게 치마를 입고 하이힐 신고화장하고 다니는 남자를 만날 수 있는지, 남자라면 그 반대가 가능한지 자문해 보자. 또한 본인의 자식이 그러고 다님에도 이해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의식 체계는 내림차순으로 집단무의식-개인무의식-전의식-의식 순이다. 생각보다 의식이라고 행동했던 것의 이면에는 집단무의식이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의식 체계의 흐름을알고 있다면 인간관계는 더욱 쉬워진다.
위 체계를 봤듯이 사람은 생각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이성과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설득이나 마케팅을 할 때 무의식과 같은 본능부터 공략해야 한다. 또한 건강한 가치관과 자기 계발을 위해선 이러한 본능을 알고 이용할 줄 안다면 더욱 빠른 성장을 할 것이다. 마음 작용의 대부분은 무의식이 담당하며, 마음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드러나지 않은 거대한 빙산과 같은 무의식을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