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희미해지는 나를 발견 한 순간
서울에는 새로운 것이 넘쳐난다. 화려하고, 즐겁고, 자극적이다. 하지만 서울 생활이 길어질 수록 나라는 존재는 이곳에서 점점 작아지고 헌 것이 된다.
어느덧 '나다움'은 사라지고 아둥바둥 살아남기 위한 껍데기만 남아버리는 기분이다. 이대로라면 투명하고 텅텅 빈 빈병이 되어버릴 것 같고, 그렇게 투명인간이 되는 것 같다.
치열한 환경에서 어떻게서든 존재감을 발현시키려고 발악한다. 온갖 자격증 공부도 해보고, 인맥을 넓히려 모임에도 참여한다. 그러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발악이 반복될 수록 점점 내가 희미해지는 것 같고 그런 내 모습이 안쓰럽다.
누군가 나를 발견해줬으면 좋겠다. 누군가 나를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나는 여기에 있다. 나는 여기에 살아있다는 걸 힘차고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
일하자, 사랑하자. 다시한번 매달려보자 투명하고 텅 빈 병이 되어버리지 않게끔.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