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이런 결말이었다면

by 김화경


<82년생 김지영>의 마지막은 이렇다. 김지영씨가 아픈 것을 인지하고, 하려던 일을 포기하고 병원치료를 받는 것.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는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


'김지영씨가 왜 아픈가?'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결론을 다르게 내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사실 <82년생 김지영>은 많은 이슈가 되었고, 그만큼 공격도 받았다. 책과 영화 둘다 본 사람으로서 나는 왜 그것이 그렇게 공격을 받는지 솔직히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왜 현실성이 떨어지냐고 묻는다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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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김지영은 어린 딸 한 명을 키우는 전업주부이고,자상한 남편이 있다. 남편은 퇴근해 들어오자마자 아이 목욕을 시켜주려한다. 시댁은 멀러 떨어져있어서 자주 가지 않고, 친정 엄마는 김지영씨를 사랑하며 보호해주고, 언니도 든든한 지원자이다. 영화 정도면 매우 괜찮은 환경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나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독박육아를 하였고, 첫째가 5살 둘째가 3살때부터 일을 시작 했다. 일을 시작하면서도 집안일은 혼자 했으며 육아도 독박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재워놓고도 나는 새벽 2시까지 다음날 수업준비(나는 유치원 영어교사였다.)를 해야했다. 시댁은 바로 앞집이었고(물론 시집살이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어머니가 일을 하시기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힘이되는 친정은 부산에 있었다. 주말이면 사무실에 가서 돗자리를 바닥에 깔아놓고 아이들을 그곳에서 놀게하고, 나는 교구재를 만들었다. 2년동안 주말마다 그렇게 했다. 그 이후에는 아이돌보미 선생님을 신청해 주말이면 선생님께 맡기고 일하러 나갔다. 그게 나의 현실이었다. 남편은? 이라고 묻는다면 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앞에서 독박육아라고 말한 것으로 이야기는 다 되었으니까. 더 이야기를 하면 남편을 흉보는 것 밖에 안되기에. (벌써 흉을 본 것인가?)


어쨌든 이것이 현실이다. 나만 그럴까? 아니다. 내 주위에 이런 경우는 흔하고,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영화는 아주 순화하여 나타낸 것이라는 거다. 그런데도 영화를 공격하니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무섭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것은 아니기에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기로 하겠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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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의 결말. 이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녀가 왜 아팠을까?' 를 생각한다면 병원치료가 아니라 일을 시작하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작품에서는 아파서 일을 바로 하지 못하겠다고 결론을 지었지만,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닫고 자신의 가치를 느껴서, 그래서 병이 차츰 나아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시어머니가 반대를 하지만 대현씨가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육아휴직을 하고, 김지영씨가 일을 했었다면. 그랬다면 많은 부부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를 좀 더 알 수 있지 않았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낳고 키우기로 한 부부라면,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201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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