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하루하루
추위를 이겨내고 있던 나무들에게
새하얀 옷을 입혀준다.
잠시라도 따뜻하라고.
딸은 하얗게 변한 세상을 보며
슈가파우더를 흩뿌린 것 같다 했다.
베이킹을 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슈가파우더라는 이름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다.
초콜릿 케이크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린 듯 보인다.
비유가 적절하다.
예외 없이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공평하게 눈이 내려앉았다.
바람도 불지 않아
내리는 방향 그대로 사뿐히!
운 좋게도 아침 일찍 나가
집 뒤 공원에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이 펼쳐져 있었다.
딸은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좋다며
한참을 눈을 밟고 걸었다.
아침부터 새하얀 친구를 만나서인지
내 마음까지 하얗게 깨끗해졌다.
딸과 공원을 걸으며
꼭 어디에 놀러 온 거 같다며 감탄했다.
굳이 어딘가를 가지 않아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예쁜 하루를 선물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