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화경 Dec 13. 2020

새하얀 옷을 입혀주다.

힘겹게 하루하루 

추위를 이겨내고 있던 나무들에게 

새하얀 옷을 입혀준다. 

잠시라도 따뜻하라고. 

딸은 하얗게 변한 세상을 보며 

슈가파우더를 흩뿌린 것 같다 했다. 

베이킹을 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슈가파우더라는 이름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다. 

초콜릿 케이크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린 듯 보인다. 

비유가 적절하다. 

예외 없이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공평하게 눈이 내려앉았다. 

바람도 불지 않아 

내리는 방향 그대로 사뿐히!

운 좋게도 아침 일찍 나가 

집 뒤 공원에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이 펼쳐져 있었다. 


딸은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좋다며 

한참을 눈을 밟고 걸었다.

아침부터 새하얀 친구를 만나서인지

내 마음까지 하얗게 깨끗해졌다.

딸과 공원을 걸으며

꼭 어디에 놀러 온 거 같다며 감탄했다.

굳이 어딘가를 가지 않아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예쁜 하루를 선물해줘서 고마워~^^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새 다가온 가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