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다. 낮에는 반팔을 입지만 언제부터인가 저녁이 되면 긴팔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계절이 바뀐 것을 날씨 때문만 아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나의 코는 예지력이 있어 계절의 변화를 미리 알려준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미친듯 나오는 기침과 줄줄 흐르는 맑은 콧물. 이번에는 눈까지 퀭해졌다. 덕분에 나는 주말에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멍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티브이를 볼 수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오늘 나는 항복을 선언하고 병원에 갔다. 다행히 약발이 이번에는 받나보다. 지금 멀쩡하게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살았다.
지금 가을이니 석달 반이 지나면 올해를 마감해야한다. 2020년 뭔가 예쁜 숫자여서 좋았는데. 예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해구나. 그래도 나는 내 생활에 충실했으니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야지.
내가 사랑하는 이들도 좋은 꿈꾸길~
오늘의 브런치는 약간의 하소연과 의미없는 주저리 글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