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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Feb 05. 2021

초등 딸! 영상보고 혼자만든 다양한 디저트들

나의 브런치 중 [초등 딸의 홈베이킹]이라는 카테고리의 글에 들어온 사람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이 만들면 얼마나 만들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읽기 시작한다. 나 또한 아이가 만들기 시작했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글을 읽어 내려가면 '진짜 이걸 애가 혼자 만들었다고?'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처음 인스타에 딸의 베이킹 사진을 올렸을 때 반응들이 그러했다.

딸기 타르트  1/20
딸기 타르트  1/20

보통 초등학생의 베이킹이라 하면 만들어진 반죽에 모양만 입히는 정도가 허다하기에 그런 듯하다. 실제 딸이 최근 학교에서 정규수업으로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드는 수업을 한다고 좋아했는데 빵은 이미 구워져 있고 생크림 바르고 모양 꾸미는 것만 했다고 아쉬워했었다. 당연히 빵 굽는 기계도 없거니와 반죽부터 하려면 얼마나 일이 번거로워지겠는가? 일반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도 아닌데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말해주니 아이도 그 과정을 알기에 끄덕끄덕했다.

지인들 중, 딸이 계량부터 시작해 반죽, 굽는 것, 디자인까지 혼자 하는 것을 알고 있는 분들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때면 이것도 혼자 만든 거냐고 묻는다. 위의 딸기 타르트가 그랬다. "설마 이것도 혼자 만든 거 아니지??" 라며... 물론 100% 혼자 만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딸이 손끝도 대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손을 대면 망칠 것 같다나 뭐라나... 계량조차도 해준 적이 없으니. 할 말은 없다. 다행히도 이렇게 딸이 만들 수 있는 건 친절한 유튜버님들이 자세하게 알려주시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많이 만든 것은 단연 지난번 포스팅한 마카롱~~ 이다.


https://brunch.co.kr/@dew-0927/123


이 포스팅을 올린 이후에도 딸은 마카롱을 몇 번 더 만들었다.

황치즈마카롱 , 크렘브륄레마카롱, 커피마카롱  1/31
황치즈마카롱, 크렘브륄레마카롱 ,커피마카롱  1/31

이번 것은 꼬끄도 깨지지 않고, 삐에도 잘 올라왔다. 어떻게 하면 꼬끄가 잘 만들어질까를 매번 공부하고 만들어보며 이제 어느 정도 터득한 것 같아 기특하다. 물론 이쁜만큼 맛도 훌륭했다.


딸은 다양한 마카롱을 만드는 중간중간에도 또 다른 디저트에 도전했다.


 

구름빵  
구름빵
프레첼머랭쿠키 1/8
아망드쇼콜라 : 아몬드초콜릿임  1/11
아망드쇼콜라 : 아몬드 초콜릿임  1/11

초콜릿을 녹여 여러 번 아몬드를 코팅하는 딸을 보고는 그만해도 되지 않냐고 물어보니 많이 할수록 초콜릿이 두껍게 입혀진다고 말한다. 그 말에 "그래! 그럼 더 해~."라고 말하고는 얌전히 기다렸다.

먹고 싶어 침을 꿀꺽 삼키며 빨리 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꼭 엄마와 딸이 뒤바뀐 것 같다. 어릴 적 엄마가 김밥을 싸면 그 앞에 앉아 언제쯤 다 될까 기다리며 조잘조잘거리곤 했는데, 지금은 딸 앞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이라니.  

완성된 아망드 쇼콜라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모 제과의 아몬드 초콜릿과 비슷하고, 생협의 못난이 초코볼과는 똑같았다. 한번 입에 넣으면 손을 계속 뻗게 하는 맛. 친정식구들에게 보내주니 한 자리에 앉아서 다 먹었다고 했다.


로미아스쿠키  1/12 , 1/18
로미아스쿠키  1/12 , 1/18
로미아스쿠키  1/12 , 1/18

로미아스 쿠키는 쿠키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만드는 것이 복잡한 쿠키였다. 슬라이스 아몬드를 시럽에 넣어 끓인 뒤 식히고, 식은 슬라이스 아몬드를 동그랗게 만들어서 짤 주머니로 짜 놓은 쿠키 안에 넣고 오븐에 구워야 하는 것이었다.

오븐에 들어간 로미아스 쿠키는 열과 만나니 쿠키 안에 들어간 슬라이스 아몬드가 보글보글 끓어올랐다. 그 모습이 신기해 잘 굽히고 있다고 말하는 딸에게 잠깐 비켜보라며 오븐 앞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로미아스 쿠키 굽는 중  1/18


딸은 만들고 엄마는 사진 찍으며 있는 모습이 좀 웃기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에게 설명을 해주며 즐거워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 들어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들어도 50%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만들 때마다 조잘조잘거리기 때문에 언젠가는 100%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브라우니쿠키 1/24
브라우니 쿠키  1/24

이렇게 자주 만들면 지겨울 법도 한데 아이는 매일 만들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다가는 과도한 밀가루, 버터, 설탕의 섭취로 인해 건강이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 치솟는 계란값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딸을 보고 지인들은 제빵 쪽으로 가면 되겠다고 한다. 고등학교도 요리고등학교로 가라고 말이다. 하지만 언제 어떤 계기로 꿈은 바뀔지 모른다. 시간이 흐른 뒤, 다른 분야가 하고 싶다고 하면 나는 그저 알았다고 하고 싶다. 왜 바뀌었냐고, 이때까지 만들고 한 것이 아깝지 않냐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아이의 꿈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것은 무한하다 생각한다. 그 틀에 갇혀 하나만 바라보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지금 좋아하는 것이 베이킹이니 그것을 응원해주는 엄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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