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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Dec 17. 2019

클레이로 다양하게 노는 법

클레이로 미니어처만 만드나요?

인형 옷도 만들 수 있고, 인형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제 꿈은 디자이너예요.
엄마 옷도 꼭 다음에 만들어 줄게요.

딸아이는 8살부터 클레이로 미니어처를 만들더니 9살 때에는 인형 옷 만들어 주는 것에 행복을 느꼈습니다. 자신만의 생각으로 여러 가지 옷들이 탄생시켰고, 제가 입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옷 들도 있었지요.

바로 이 옷이 제가 입고 싶은 수영복입니다. 색깔도 예쁘고 디자인도 세련되었네요.

"엄마, 이거 입고 싶어."

"그럼 내가 커서 이거 진짜로 만들어 줄게."

말만이라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어느 순간 인형들은 딸아이가 만들어준 예쁜 옷을 입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만들어 입히고 다시 벗겨서 또 다른 옷을 만들어 주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인형들은 행복해했습니다.

그렇게 인형들의 옷을 만들어주다가 하루는 방에서 꼼지락 거리더니 저를 불렀습니다. 방으로 가보니... 아예 클레이로 인형을 만들고 있었지요.



벌써 윗부분은 다 만들어져 있는 상황. 이게 뭐냐고 물으니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인형을 만들어보았다고 이제 다리 만들 차례라고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부르지. 만드는 거 사진 찍어놓았으면 더 좋았을걸..."

"엄마, 이거 맘에 들어요?"

"응. 너무 이뻐."

"이름이 은하예요. 은하수 할 때 은하."

그리고 딸아이는 다리를 만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구름 위에 앉은 은하. 너무 이뻤지요. 그리고 며칠 후 또 다른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식탁에서 만들고 있어서 밑부분을 만들 때부터 제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도대체 이건 뭘 만드는 걸까??? 한참을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도대체 뭐니?"라고 물어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대하라는 말만 할 뿐. 한데 정말 예상 밖이었습니다.

딸아이가 만든 것은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벨. 2017년 봄, 미녀와 야수에서 엠마왓슨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가 개봉했었거든요. 딸이 그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그 생각을 하며 만든 거였습니다.

너무 예뻐서 저는 한참을 들여다보며 감탄했었네요. 저 조그마한 손으로 이렇게 예쁜 작품을 만들다니.


저는 만들기를 못합니다. 그리고 그리기도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도와줄 수가 없었습니다. 뭐든 옆에서 지켜보며 그저 감탄만 해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가식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 담긴 감탄이었습니다. 왜냐면 제가 못하는 것을 꼬맹이가 하니 너무 신기했거든요.


"너무 신기해. 엄마도 이렇게 하고 싶어."

"그럼 내가 가르쳐 줄게요."

하지만 아이가 가르쳐 주어도 아이보다 저는 못했습니다. 일부러 못한 게 아니라 진짜 못한 거였죠.

과감하게 저는 아이 앞에서

"엄마는 그림, 만들기. 너보다 못해. 힝~~ 엄마 너한테 많이 배워야겠어."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에 아이는 더 신나 했고, 엄마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아이에게 그림을 배우다가 역시나...

"아~~ 못하겠어."라고 했더니

"엄마, 벌써 포기하면 어떡해요. 다시 해봐요. 그림에는 각도가 중요해요. 내가 엄마 그림 수정해줄게요."라고 합니다. 한 번도 아이 그림을 수정해준 적이 없는 엄마인데. 아이가 엄마 그림을 수정해준다 하다니.

아이가 수정해 준 그림은 훌륭합니다.


아이는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습니다. 1학년 때 보름 정도 다닌 미술학원이 전부입니다. 그때도 미술학원에 갔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못한다고 바로 그만둔 아이였습니다.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주고, 그 결과물에 대한 진심 어린 칭찬과 관심이었습니다.


아이는 칭찬을 먹고 삽니다.
가식이 담긴 건성으로 하는 칭찬이 아닌
진짜 감동해서 하는 칭찬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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