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아이들과의 방학이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날 우습게 보지 말라며 다시 치고 올라왔다. 그 배후에는 한 종교집단이 연관되어 있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번 주부터 아이들과 집에만 박혀있다. 아이들 학원은 당연히 정부 지침대로 문을 닫았다. 다행히도 내가 하는 일이 재택근무라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 아이들을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은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나 같은 사람은 별로 없다. 다들 예전의 나처럼 직장을 나가야 한다. 직장에서 무급휴가를 주기 전까지 말이다.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을 돌봐줄 선생님을 부르는 것도 내키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대구에 갑작스레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에서 코로나 19가 퍼지면서 누가 신천지 교인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리자 사람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신천지 특성상 "나 그곳에 다니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니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반적인 감염과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어제 만난 사람, 그저께 밥을 같이 먹었던 사람. 그 사람들은 신천지와 관련이 없겠지 라는 생각을 함에도 3차, 4차 감염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집 앞 응급차
이번 주말, 집 바로 앞에서 누군가가 응급차에 실려가 동네가 시끄러웠다. 월요일, 우리 구에 새로운 확진자가 나왔다는 말에 혹 그 사람이 확진자가 아니냐며 추측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나 또한 신경이 곤두섰었다. 바로 집 앞이니 정말 외부 출입을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집 앞에 실려가신 분은 확진자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다른 동에 사는 남성분이 확진자로 밝혀졌다. 한숨을 돌리고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월요일 하루 동안은 겁이 났었다.
동네 사람들은 '혹시나 실려간 사람이 확진자 아냐?', '그래. 여기도 생길 수 있지.'라고 생각했고, 정말 그 일이 일어난 것처럼 '그 사람이 맞나 봐.'라고 확정을 지었다. 정확한 기사도 안 나왔는데 말이다. 다행히 확진자가 아니라는 말에 불안은 사그라들었지만, 언제 또 생길지 모르는 경우에 다들 긴장하고 있다.
확진자가 많지 않은 곳임에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 대구, 경북지역은 어떻겠는가? 하루빨리 사그라들기를 바라며 더 이상 사망자가 늘어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