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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Mar 08. 2020

욕조 안에서 글을 쓰다.

완벽하게 하얗지 않은 그렇다고 누리끼리하지도 않은, 적당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욕조 안에 뜨거운 물을 넘칠 듯 말 듯 채워 넣고 몸 하나를 집어넣는다.  깡마른 몸인데도 물은 버겁다는 듯 욕조 아래로 흘러내린다. 귓가로 들려오는 노래는 Maroon 5의 'memories'. 1시간 무한 반복으로 틀어놓고 눈을 살며시 감았다.


욕조 안에서 글을 쓰면 어떨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다시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맞다. 지금 나는 욕조 안이다. 누구보다 따뜻하고도 나른한 상태. 무엇을 끄적대어도 좋을 법하지만 사실 글 적을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여기서 10분이 더 흐르면 기운이 쫙 빠져버리고,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있겠지. 물의 온도를 손만 집어넣어도 뜨겁다 느낄 정도로 뜨겁게 받아서이기도 하지만 매번 그렇듯 나는 뜨끈뜨끈하게 받아 몸 전체를 욕조 속으로 깊이 넣길 원한다. 그래야 피로가 풀리는 듯하니까.


금요일 pt를 너무 격하게(나에게는 격했다.)해서 온 몸이 뭉쳐있는 상황이라 이렇게라도 근육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이제 그만 주절거리고 몸 전체를 물속으로 넣어야겠다. 쑤우욱~~~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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