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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풍뎅이 Dec 16. 2019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

안녕 우리 딸.


우리 지난주는 나름 바쁘게 지냈네.

하원하고 매일매일 심심해하는 것 같아 월요일엔 마트에서 산 정말 간단한 컵케익 만들기를 했었지. 

달걀 풀고 가루 넣어 휘휘 저어주고 초코칩 뿌리고 전자레인지 돌리면 끝나는 3분 컵케익. 

그 간단한 것에도 신나 하며 팔 아플 정도로 젓고 맛있게 먹던 네 모습에 엄마도 너무 뿌듯했어.


목요일엔 면접을 끝낸 아빠가 4시에 들어와 너와 신나게 놀아주셨지. 특별한 거 없어도 엄마가 놀아줄 때보다 더 즐거워하더라. 엄마도 아빠가 일찍 오시니까 너무 좋았어.


금요일엔 아빠가 동창모임이 있대서  "우리도 둘이 모임 하자. 맛있는 거 먹자." 했더니 쌀국수가 먹고 싶댔지. 거의 한 그릇을 다 먹더라. 나중엔 그릇에 손 담그고 장난치긴 했지만. 그렇게 잘만 먹어준다면야 열 번 스무 번 사줄 수 있어.


토요일은 엄마의 사촌동생이 결혼을 했어. 

아침부터 서둘러 나왔는데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 막 식이 시작될 때 들어갔어.

넌 사촌동생과 둘이 손 꼭 붙잡고 열심히 돌아다녔고, 엄만 그 어렸던 아이가 이제 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지켜봤어. 뭉클하더라. 빡빡머리 아기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벌써 결혼을 하다니.


동생 결혼식도 이런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데  엄만 아직도 한참 먼 미래의 일이지만 너의 결혼이 두려워져. 


삼촌은 엄마와 이모들이랑 어릴 때부터 많이 붙어있었어. 이모할머니의 사정이 어려워졌을 때 자주 왔었고, 학교 들어가고선 방학 때마다 왔었어. 우리 집은 왕이모, 엄마, 작은 이모 세명이라 늘 시끄럽고 북적거려 심심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밥 안 먹던 삼촌도 와서는 항상 잘 먹었대.(안 뺏기려고)


유난히 소꿉놀이를 좋아해 늘 엄마는 엄마 작은 이모는 아빠 아니면 누나 삼촌은 아기 하며 그렇게 놀았어.

지금의 엄마, 이모들, 삼촌은 그 어릴 적 일들을 추억이라고 불러.

우리 딸도 동생과 많은 경험들을 함께 나눠 추억이라는 것을 많이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제 다음 주면 산타할아버지 만나겠다. 이번 주도 잘 지내서 멋진 선물 받자. 

이따 만나. 예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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