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역사와 깊은 생각들.
이루 말할 수 없이 긴긴밤들.
엮어, 꿰어
흘러 흘러 지금의 내가 되었다.
겨울은 특히 사유하는 계절이다.
날 닮은 겨울이 이젠 좋고 정겹다.
음습한 겨울이 못 견디게 쓸쓸했는데,
나와 닮았다는 걸 안 이후로 겨울의 방문을 반기게 되었다.
실은 요즘 꽤, 평온하다.
만족스럽다. 때론 불안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살만하다고 느낀다.
예쁜 옷을 입고 집을 나설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걸을 때
소소하게 만족스러워서 누가 이 평화를 깨뜨리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더 많이 일하고 열정적으로 바쁘고 싶다.
삶에 욕심이 생긴 것이다.
평범한 일상이 그립기만 했는데,
어떻게 빨리 삶을 살아내어 끝을 맞이할 수 있을까를 기다릴 때도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버린 걸까, 새삼 놀라울 때가 있다.
긴긴 고난의 밤과 낮들은
평범한 하루가 결코 영원하지 않은 선물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