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키가 아프다

by 송해리

나는 이럴 때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그동안 내가 뭘 못 챙겨준 걸까? 어제 지쳐 보일 때 더 잘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내 잘못이야.

자책과 미안함이 앞선다.


어제 분명 집에 왔을 때 누워서 나를 반기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알았어야 했는데.

피곤해서 러키의 나이 듦이 슬프다고만 느꼈던 것 같다.

분명 일어나서 날 반기는 아이인데.


오늘 토하고 설사하고,

누워서 꼼짝없이 아파하는 모습에

도저히 약속에 나갈 수가 없었다.

러키에게 나의 온기와 사랑이 필요할 것 같았다.


우리는 종종 '해야만 한다'라고 믿는 것들 때문에

정작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을 뒤로 미룰 때가 있다.


어긋남은 거기서 시작된다.


정신 차리면 어느새 해야 해서 했던 삶이 있었고,

빠뜨렸던 소중한 나 자신과 주변의 존재들, 뭔가의 어긋남을 확인하곤 한다.

후회와 자책이 밀려오면 그제야 깨닫는다.

내가 직장을 그만둘 때 비로소 편하게 아팠던 러키는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려 준 듯했다.

내가 행복해야 내가 사랑하는 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

내 마음이 안정되어야,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 들곤 한다.


곧 나아질 거라 믿지만 마음이 많이 아프고 시렸다.

러키 눈과 코와 귀를 더 자주 바라봐야겠다.

내게 소중한 것들과 더 눈을 맞추어야겠다.

그러지 않고는 편히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2024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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