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늘 함께 따라와서는 나를 힘들게 할까 싶은 불안이 어제도 오늘도 함께했다.
어제는 자다가 불안하여 눈이 떠졌다.
바로 잠에 들었지만 뻐근한 오른쪽 어깨가
숨죽여 우는 듯하였다.
가끔 음악을 들으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기에
어디에서나 이어폰을 꽂고 음악에 집중한다.
지인을 만난 안국역 거리에선 시위집회의 커다란 소리,
울리는 고함소리에 버거워져서
홍대 호미화방으로 피신했다.
드로잉노트와 펜, 검정 색연필을 샀다.
기분이 좀 나아졌는데,
또 돈을 썼다는 생각에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졌다.
노트가 정말 맘에 들었는데 무려 4만 8천 원이었기 때문에.
5만 원 이상을 소비하게 되어 우울해졌다.
카페에 가서 그림을 그리며 담소를 나누었다.
그 순간만큼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지인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게 반갑고 기뻤다.
럭키랑 잠시 노는 게 행복이었다.
그리고 럭키를 보러 오는 길이 설레었다.
내 감정이 하나하나 더 잘 보아지는 것이
럭키의 마음에도 가닿는 느낌을 받았다.
말하지 않아도 모든 행동, 몸짓에서 보이고 들렸다. 너무나 예민하여
너무나 잘 알겠는 건 이런 걸까 싶었다.
유독 많이 자주 느껴지는 감정들이 진저리 치게 밉다가도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갸우뚱.
영원치 않은 움직임처럼.
흘러서 사라지는 모래알처럼.
오고 또 갔다.
오랜만에 외출하면 난 종종 불안했다.
집 밖은 모두 위험하게 느껴지기에
저녁엔 특히 바깥에 나가고 싶지 않다.
위험하다는 생각에 무서워서.
집에 영영 돌아오지 못할까 봐 두려운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
집,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기 싫었다.
성인이 되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오랫동안 집을 떠나보기도 했으나
난 늘 집 외의 모든 곳은 위험하게 느꼈다.
선생님 품에 안겨 엉엉 울던 7살의 나는
어느 날 애인의 품에 안겨 똑같이 엉엉 울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정한 사람들 앞에서는 진짜 나를 보였다.
두 개의 이야기 속 공통점은 바로 여행 간 첫날이었고,
누군가의 품에 쏙 들어가 있고 싶었고,
두려워서 맘껏 울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7살의 내가 30대의 나와 다름없이 엉엉 울어버렸다.
엄마와 집이 그리웠지만 무엇보다 밖이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다.
가까스로 진정된 나는 잘 놀았던 것 같고
그 뒤로는 왠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누구보다 즐겼던 것 같다.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충분히 안전하다고 믿는 감각이 필요했다.
성인의 울음이 아닌 아이의 울음으로 드러난 건 조금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난 언제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니 꼭 어른이 되어야만 할까.
평생 아이로 남아있으면 안 되나.
어른이 되는 건 좀 미루고 싶은 일이다.
어른이 되더라도
자주 감동받고 자주 눈물짓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나의 두려움을 충분히 이해받고 싶다,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