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했던 불안과 마주함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사람을 어쩌다 만나게 되었는데
분명 내 상황과 위치가 예전과는 다르고
그 사람 앞에 긴장할 리가 없는 상황인데도
몸이 얼어붙고 말이 어눌해지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기분이 이상해지는 걸 느끼며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 사람에게 아무 말도 못 하고 피해 도망쳐 일상을 살았다
그때 마침 한 달간 바캉스를 떠나게 되며 일을 쉬게 되었는데
몇 년 만에 푹 쉬는 거고, 분명 행복한 상황인데
이상하게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꿈에 그 사람이 야비한 표정으로 나와
야비한 방법으로 나를 괴롭혔다.
꿈에서까지 나를 괴롭히는 건가..?
이상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천국 같은 바캉스 기간, 지옥 같은 꿈이라니...
정말 이상했다.
이것이 나의 공황 전 전조증상이었다.
두려움들의 몰려옴.
지금 와서 이유를 살펴보면
일단 4년 만에 일을 처음으로 쉬는 상황이었는데
미친 듯 일을 했던 이유가 '불안' 때문이었는데
일을 안 하고 쉬니, 회피했던 모든 불안이 스멀스멀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꿈에 나온 그 사람은, 나의 모든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다.
고통을 일으키는 원인들의 상징적 집결체로 나타난 것이었다.
직면하고 싸우고 두려움을 내쫓아야 끝이 나는 게임을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