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순적인 선택
먼저,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호로록 뚝딱 읽혀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안진진은 엄마의 인생을 가까이 보며 비극으로 느꼈고 이모의 인생을 조금은 멀리서 보며 부러움의 대상으로 느꼈다. 그런데... 막상 비극을 맞이한 것은 이모였다. 그렇담 안진진은 엄마의 삶을 선택하는 결말이 맞지 않았을까 하지만, 결국 그녀는 이모와 같은 인생을 선택한다.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선택해 보기로 한 것이다.
안정적이지만 다소 지루한 삶을 살 것인지(나영규) vs 불안정하지만 흥미진진한 삶을 살 것인지(김장우)
내가 안진진이었다면... 하고 생각해 봤다. 나는 욕심이 많아서 둘 다 가져야 하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삶을 살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나는 교포 2세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앞으로 미국에서 살 예정이다. 예비 남편은 나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되기에 나는 안정적인 삶을 기대할 수 있다. + 동시에, 미국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도전이기에 흥미진진한 여정을 기대할 수 있다.
나는 내가 별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인데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절대 결혼할 수 없을 것 같다. 반대로 가정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책임질 능력이 없는 남자는 가정을 함께 이룰 co founder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결국 나는 머리와 가슴이 '함께 동의하는' 한 사람을 선택할 것 같다.
내가 미국에서 살기로 한 것은 참으로 모순된 선택이다.
나는 해외생활을 많이 해 보았다. 인도유학 1년, 30개국 세계여행, 미국 3개월 살이 등등.. 해외생활을 할 때마다 든 생각은 "내 조국, 내 땅, 한국이 최고야!!! 나는 꼭 죽어도 한국에 묻히고 싶다.."였다.
그런데... 나는 미국에서 사는 것을 선택했다.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힘들지 뻔히 아는 길을 선택한 것일까.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선망하는 걸까..?
한국이 최고고, 해외살이가 쉽지 않을걸 알지만 내가 그것을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아직 뱃속에도 없고, 앞으로 존재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아이를 위해서인 것 같다. 결혼식도 아직 안 했지만.. 미리 아이를 생각하며 선택을 하는 나.
나는 나의 한국에서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싫었다. 주입식 한국식 교육이 너무너무 싫고 의미 없게 느껴졌다. 한국 교육은 내가 이미 경험을 했고, 경험해보지 못하고 멀리서 부럽게 바라봤던 미국 교육을 선망해서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넓은 캠퍼스, 모든 종류의 스포츠 시설, 높은 수준의 음악과 예술을 할 수 있는 동아리들..! 나는 내 아이가 한국이라는 작은 우물에 갇혀 비교와 경쟁 문화 속에서 허우적 되고 여러 평가를 받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다. 글로벌한 인간으로 자라서 세계를 무대로 뛰어놀았으면 좋겠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많은 스포츠와 음악, 많은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그 이유와 함께 내가 미국에서 살고자 하는 이유는 'comfort zone'을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이 너무 편하고 좋은데 여기서 남은 평생을 사는 것은 내게 발전이 없을 것 같다. 나는 안정적임을 원하지만 동시에 모험과 도전 그리고 성장을 원한다. 30살에서 40살까지, 10년을 미국에서 힘들겠지만 산다면, 나의 40살~100살까지 꿈꿀 수 있는 그림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나 또한 글로벌 시티즌이 되어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