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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윤 Oct 15. 2024

다정하고 다정한 당신들

welcome #1

다정하고 다정한 우리 크루들


모든 서비스인들은 기본적으로 다 다정하겠지만, 나는 정말이지 특히 우리 항공사 승무원들은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집합소인 것 같다.

서로 마주치고 지나칠 때마다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가방은 또 무슨 도라에몽가방인지 안 나오는 것들이 없다.

“사무장님 오늘 어디 가세요? 당충전하시면서 비행하세요”

왕초콜릿 +1

“ 어머 00 씨 오랜만이다 내가 이거 00 씨 주려고 맨날 가방에 들고 다녔잖아 이제 만나네 ”

선크림+1

“ 00야 너 퇴사한 줄 알았네 이거 너 주려고 내가 들고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구두약+1

“ 선배님 고생 많으십니다 얼굴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비타민 +1


비행을 한번 가면 가방이 이렇게 든든하게 채워질 수가 없다.


비행을 가기 전에도 이렇게 마음이 채워지는데 비행할 때는 무의식배려를 잔뜩 받는다.


아마 그들도 본인이 이랬다고 미처 생각도 못할 정도로 따뜻함이 배어있는 사람이다.


한창 정신없이 갤리(*승무원이 서비스 준비하는 공간) 신나게 서비스에 몰두하고 있을 때쯤 다정하게 머리를 감싸며

“위에 선반 조심하십시오”

서비스 카트의 모서리 부분을 감싸며

“ 카트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런 따뜻한 에티튜드는 기본에


분명 갤리안도 아수라장일 텐데 양손 가득 서비스물품들을 들고 갤리로 다시 돌아올 때면 갤리커튼이 자동문인지 착각할 정도로 저절로 열린다.


정말 정신없이 바쁜 노선은 물 한잔 먹을 새도 없이 일을 한다.

밥은 당연히 사치, 그렇게 정신없이 비행을 하다 보면 당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서로서로 급하게 초콜릿을 입에 욱여넣어주거나 물이라도 한잔 마시라고 한 손에 꼭 쥐어주고 떠난다.


그 조용한 새벽비행 때도 마찬가지로 조용한 배려를 서로 품어낸다.

추울까 봐 내어 주는 따뜻한 물주머니, 미리 타놓은 따뜻한 커피, 불빛이 새어나지 않게 가려주는 손그림자


해외 체류 중엔 어떠한가.


외출하고 돌아오면서 빈 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꼭 문 앞에 뭐라도 걸어주고 내가 먹어본 간식 중에 맛있는 것들은 알토란처럼 포장해서 비행 중에 따단 ~ 하고 내놓을 때의 그 뿌듯한 표정들이란 정말 사랑스럽고 따뜻해서 녹아내릴 지경이다.


이런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고 비행하는 게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과분한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게 중에 특이하고 신기한 사람들도 많지만 대게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동질감을 느낀다.


과하지 않은 배려를 받고, 그 배려를 또 다른 배려로 갚는다.

우스갯소리로 “ 우리는 사람들이 좋아서 비행 계속한다” 는 말은 내가 입사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들리는 소리이다.

내가 좋아하는 선배님들은 여전히 멋있고 다정하고 세련됐으며 여전히 그분들은 후배들에게 내리사랑을 전파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후배님들도 역시 처음 만났을 때와 다를 바 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러고 보면 우리 회사 인재상은 다정함이 아닌가 싶다.


요새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말 중에

다정함은 지능이라던데, 우리 회사는 인텔리전트들만 모여있는 사람들인가.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 속에서 당연하지않은 배려를 받아가며 비행을 하는 날들이 이따금씩 감격스러울만큼 고마울때가 있다.


나는 참 사람운이 , 비행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welcome_다정하고 다정한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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