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리가 맞는 경우

당첨되고 싶다

by 최유경

가끔 어떤 상황이 앞뒤가 딱 맞아떨어질 때, 혹은 타이밍 좋게, 예상대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때 "아다리가 맞아"라고 말을 간혹 듣는다. 딱 듣기에도 어감이 일본어 같은 느낌이 나는 이 말은 일본어가 맞는데 주로 앞뒤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 말의 유래를 일본의 바둑에서 빠져나갈 길이 없는 '단수'라고 설명하는 글들이 많은데, 언제부터 바둑에서 이 말이 사용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일본의 고어사전(学研全訳古語辞典)에 의하면 약 800년부터 '아타리(当たり)'는 '해당하다', '손에 느껴지는 감촉', '대응방식', '짐작', '호평' 등의 의미로 쓰던 말이라고 한다. 헤이안 시대에는 '목표물에 활이 명중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됐고 지금도 복권이나 추첨에 당첨되다, 정답 혹은 예상에 적중하다, 사업이 성공하다 등의 의미로 정말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특히나 엄청나게 큰 거에 당첨되거나 사업 운이 따라줘서 대성공할 때는 오아타리(大当たり)라고 한다. 그리고 주식의 예상이 잘 맞는 사람을 아타리야(当たり屋)라고도 한다.

image.png


그런데 이 말에는 의외의 뜻도 있다. 가마쿠라 시대에는 접촉하다, 들러붙는다는 의미가 더해져서 사람을 함부로 대한다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 사람과 접촉하는 것이 그리 좋은 의미가 아니어서 그런지 지금도 일본에서는 ‘아타루(当たる)’를 누군가에게 자기 분풀이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image.png


특히 이런 의미로 쓸 때는 야츠아타리(八つ当たり)라고 하는데,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걸 말한다. 이 말은 에도시대에 등장한 말로 처음에는 여기저기 손을 대서 결과를 얻는 걸 의미했다고 한다. 허술한 철포도 쏘다 보면 맞는다(下手な鉄砲も数打ちゃ当たる)는 일본의 고사성어처럼 뭐라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얻어걸린다는 의미로 쓴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다르게 애먼 사람에게 분풀이하는 걸 말한다.



image.png



'아타루(当たる)'에 파생된 말로 아타리마에(当たり前)라는 말도 있다. '당연하다', '마땅하다', '일반적인 일'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로 '당근이지' 뭐 그런 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어떤 일이 도리에 맞거나, 예상된 결과로 자연스럽다고 느낄 때 주로 사용되며 "당연하지" 또는 "당연한 일이야"라는 맥락으로 쓰이는 말이다.

image.png



이 말은 두 가지 설이 있는데 중국에서 전해진 당연(当然)이 '当前'으로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두 단어가 모두 일본어식 음독으로 '토우젠' 이라서 당연(当然)이 '아타리마에(当前)'가 됐다는 거다. 또 다른 설은 어업에서 수확물을 돈으로 바꿀 때 1인당의 몫을 '아타리마에(当たり前)'라고 했다는 설이다. 자신의 몫을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image.png




image.png


아다리는 일본어와 어딘지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어와 같은 의미이지도 않다. 하지만 리셋된 새해. 엄청나게 큰 거에 당첨되거나 사업 운이 따라줘서 대성공을 거둔다는 일본어의 뜻대로 여러분도 모쪼록 오아타리했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의 의미를 발견하는 일본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