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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브런치>를 시작하는 그대에게

나, 조작가 잘 하고 있는 것 맞쥬?

by 조용해

이쯤 해서 <브런치>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먼저,


<작가님> 아닌 줄 알면서 사람 설레게 하는 장치이다.

- 브런치 관계자 양반들 수가 보통이 아니야. 이걸 노린 거지.-

<발행> 이게 뭐라고 은근 스릴 있다.

공모전의 원고지 50매 이상, A4 용지 7매 이상 이런 요구사항에 옥죄지 않아서 글 한 줌에도 사진 좀 올리고 사족 좀 올리면 얼추 한 바닥은 되어 준다. 아주 기특한 대목이다.

나처럼 끈기 없는 작가님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플랫폼이다.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작가 작가 해주니 이젠 자기가 스스로 작가님이라고 한다. 자알 한다.


나는 주로 오후 5시 무렵부터 올빼미들의 하이라이트 시각인 새벽 1시까지, 아침잠이 없는 관계로 아침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출몰하여 쉬엄쉬엄 글을 올리고 반응을 살핀다.


그동안의 리써치에 따르면- 본좌는 브런치 입성이 나흘 차다. 그럼에도 분석질을 해대는 아주 웃기는 짜장이다. - 그러나 여기서 잠깐, 분석질 하기에 지금의 시점이 가장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내게 있어 그나마 지금이 가장 열정 넘치는 기간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이것은 본인의 주제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기에 가능한 지점이다. 늘 뒷심 결핍에 시달리는 자로서는,


그동안의 경험에 따르면, 내 글은 낮에 이성이 또렷할 때는 잘 안 먹힌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언저리 이성이 어느 정도 마비되고 누군가는 술에 취해 있을지도 모를 무렵 라이킷이 다소 쇄도한다. -그렇다 다소 소박한 본인은 하트 5개를 쇄도한다고 친다.

하트 다섯 개의 성원에 힘입어 이 시간에 글을 쓰다 보면 다음날 영락없는 이불 킥 각이다. 어찌나 오글스럽게 감성 터져 주시는지... 그러나 한 땀 한 땀 모아 온 라이킷이 아까워 삭제도 못한다. 동네 김밥집처럼 들르던 분들은 습관처럼 들러 김밥을 사 간다. 단골도 꽤 된다.- 내 맘대로 단골...- 그런데 신규는 여엉 끌지 못한다. 역전 앞 김밥집이라서 그런가? 너무 미원을 많이 쓰나 내가?


시간대를 옮겨볼까도 생각 중이다. 그즈음에 가서 약을 팔아볼까...

아참... 아직 어제 마신 술이 안 깼을지도 모를 시간, 음주측정도 이것을 어제 먹은 술로 봐야 할지 오늘 마신 술로 쳐야 할지 아리까리한 새벽 6시에서 출근하는 동안인 오전 8시 정도에도 수요가 좀 있는 편이다. 아마도 출근길 전철 안에서 읽는 것 같다. 언젠가는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공략해 봐야겠다. 그때 손님들을 받아보면 24시간 별 소비자 동향을 얼추 알아낼 수 있을 듯도 하다.


나흘 차의 고참으로서 알아낸 사실은 라이킷이 더 이상 늘지 않는 변곡점이 있는데 그것이 나의 경우 라이킷 지수 10이다. 10이면 사실 볼 사람은 다 본 거다. 내 제목의 신박함도 딱 요기까지 인 거다. 주위를 끄는 능력이. 그래서 본 작가는 10이 되면 더 이상의 라이킷 줍줍을 단념하고 새로운 글을 쓰기 시작한다.

탑으로 14까지 찍어 보기는 했지만 그건 유일무이하다. 나의 라이킷 유효 에버리지는 10.

또 하나 신박한 것. 소위 개업 빨로 글을 올리면 그 즉시 쭈욱 오르고는 애석하게도 뒷심은 없다.


다음으로,


브런치 관계자들이 아주 교묘한 것이 기획 1도 모르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기획을 시킨다.

잘 조련된 나를 포함한 작가들은 또 시킨다고 한다. 어느새 내 책의 목차를 어떻게 기획할 것이며 어떻게 스토리라인을 짤 것인지 표지는 어쩔 것인지 등에 대해 제법 프로페셔널한 척 기획하고 앉아 있다.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이 영역을 말이다.


이미지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여 쓰던 사진도 이제는 직접 찍어 볼까 하기도 하고 심지어 발로 그리는 게 나은 그림 솜씨로도 만화라도 넣어볼까 넘보게 한다.


방송국 놈들-고운 말을 쓰겠습니다. 그러나 이것만 한 맛이 없네요- 못지않은 브런치 관계자 양반들은 차라리 이쯤 되면 조련사가 맞다.

것도 아아주 노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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