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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03. 2024

본격적인 시작, 채용 지원

본 게임을 시작합시다.

이전의 글까지 자격증과 태도, 지식, 기술을 갖추자는 이야기를 전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미리 갖추면 좋겠지만, 꼭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경우도 자격증과 지식, 기술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직업상담사가 되었다. 그러니까 직업을 갖기 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언급했던 경험을 하면 되는 것이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 본 게임은 채용 지원이니까.


우리의 직업상담사 생활에 본격적인 시작이 될 채용 지원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면접은 곧 우리의 역량이다. 상담사로서 앞으로 만나게 될 내담자들은 우리에게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방법과 면접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직업상담사로서 근무하기 위해서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봐야 한다. 즉 우리가 제출하는 서류들과 면접에서 보이는 태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내담자에게 상담을 제공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채용 지원 과정은 어느 직업을 막론하고 중요하지만, 우리의 직무에서는 더없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경력직도 아니고 처음으로 지원하는 우리가 대체 어떻게 하면 면접관들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우선 성의가 있어야 한다. 당연하다는 것을 아는 데에도 가장 첫 순서로 작성하는 것은,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회사의 양식이 있다면 최대한 빈칸이 없도록 정성스럽게 작성해야 한다. 교육 수료 이력을 적을 수 없다면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무료 온라인 강의를 한 두 가지 정도 미리 봐두는 것도 좋다. 이메일로 지원한다면 제목이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증명서의 이름에 대한 양식이 정해져 있을 수 있으니 채용 공고를 꼼꼼히 살펴보고 최대한 지키자. 메일을 보내는 계정에 별명이 설정되어 있지는 않은지 한 번 확인하고 본명으로 바꿔두자. 간혹 ‘까꿍이’, ‘가을여자’ 같은 별명으로 채용에 지원한 분들이 분명히 있다. 한 가지 더, 메일로 채용 지원을 할 때는 첨부파일이 열리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본문에 지원자의 연락처를 기재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가능한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런데, 이력서에 교육이나 자격 경험을 적을 때에도 예외가 아니다. 안 좋은 사례로, 전 직장의 업무 내용을 ‘(직업)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함’이라고 작성한 경우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했던 경험을 설명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다. 만약 내가 한 일을 객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정보의 힘을 빌려야 한다. 수료한 교육의 내용을 적을 때에는 강의계획서, 교재의 목차 등을 보고 작성한다. 아르바이트에 관해 작성할 때는 검색 포털에 ‘(아르바이트 이름) 하는 일’ 같은 키워드로 검색한다. 가장 흔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더라도 ‘매장관리, 고객응대, 제품발주, 진열관리, 상품검수, 상품재고관리, 시재점검’ 등 얼마든지 내용을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직업상담사의 업무와 유사해 보이는 것을 먼저 작성하고 거리가 먼 것은 생략하는 것이 좋으므로 ‘고객응대’가 가장 먼저 작성되어야 할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경험이 있다면 그 직업과 유사한 채용 공고를 일자리 포털에서 검색해 보거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www.ncs.go.kr)에서 직무기술서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이후 있을 면접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자, 다소 보수적인 자기소개서 항목을 떠올리자면 성장과정, 성격의 장단점, 지원동기, 입사 후 포부가 있다. 이것에 대해서 물론 ‘문제없이 잘 자랐고, 성격 좋고, 돈 벌려고 지원하고, 돈 주는 만큼 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 수는 있지만! 왜 저 항목들이 채용 과정에서 지금까지 스테디셀러였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성장과정을 대표 예시로 조금 더 상세하게 풀어보겠다. 만약 우리가 기업의 대표라고 가정해 보자. 신규 직업상담사를 뽑아야 한다면, 지원자의 부모님이 어떤 직업인지 형제 관계가 어떤지에 대해 궁금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직업이나 형제 관계는 다른 요소에 비해 직무수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대신 이 지원자가 직업상담사와 맞는 가치관이 있는지, 어떻게 이 직업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 전에 관련 경험이 있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업의 대표라면’ 가정을 마치고, 다시 직업상담사 지원자로 돌아오자. 우리는 성장과정에 ‘엄격하신 아버지와 인자하신 어머니 사이 몇남몇녀 중 몇째로 자라…’ 또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와 같은 말을 쓸 필요가 없다. 대신 ‘어린 시절부터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했고… 대학생 시절 우연히 직업상담을 받게 되었으며… OO한 가치를 실현하는 직업상담사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같은 내용이 더 알맞다는 것이다. 이렇듯 평가자의 입장에서 항목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작성에 큰 도움이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조금씩 더 상세히 설명해 보겠다.


상담에서 직업상담사를 희망하는 내담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첨삭할 때 위의 내용을 항상 우선으로 전달했었다. 무엇보다도 직업상담사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장애물로 느껴지기보다 강점에 날개를 달아주는 도구로 인식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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