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민교육을 받다

-환경, 가족 그리고 나-

by 창조적소수

김포세계시민교육 3주차 강의 중, 어느덧 두 번의 강의를 들었고, 이제 마지막 한 차시만 남겨두고 있다.

처음 신청할 때만 해도 ‘저녁 시간에 3주 연속 빠짐없이 갔다 올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를 의심했었다.


저녁에는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아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김포에서 이런 유익한 강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리고 그동안 내가 갈증을 느끼던 분야라 무리를 해서라도 듣고 싶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 큰일은 없지만 평온하기만 한 나날들. 그런 가운데 문득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3회차를 모두 수강하면 수료증을 준다는 사실은 작지만 분명한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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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의가 열리던 8월 27일 수요일, 장기도서관 대강당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모집 인원이 150명이었는데 거의 빠짐없이 사람들이 와 있었다. 꽉 찬 강당의 풍경은, 이 주제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다만 9월3일 수요일에 진행된 두 번째 강의 때는 자리가 조금 비어 보였다. 바쁜 일정, 개인 사정들로 인해 연속으로 참석하기 어려운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나로서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지만, 각자의 삶이 있기에 모두가 완주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첫 강의는 ‘나의 쓰레기 아저씨’로 널리 알려진 배우 김석훈 님의 ‘지구를 위한 작은 발자국’이라는 주제였다. 사실 개인적으로 환경교육사로 활동하고 있고 평소 환경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이 시간을 가장 손꼽아 기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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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통해 접하던 그의 진솔한 모습과 메시지를 현장에서 직접 마주 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다. 강연 내용 자체는 유쾌하면서도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내 생각과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었다. 환경을 실천하는 방식에 대한 인식 차이랄까. 나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의 지속성과 일상의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배우라는 위치에서 활동하다 보면 대중적 파급력과 방송프로그램 제작 등 상업성이 뒤섞이기도 한다. 영향력이 크다는 건 분명 장점이지만, 그 무게 또한 남들과는 다른 세계라는 간극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배우라는 존재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고 나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았다.


두 번째 강의는 분위기부터 완전히 달랐다. 이번 주제는 가족, 김지윤 강사님의 ‘가장 가까운 세계, 나와 가족’이었다.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놀랄 만큼 생생하고 실감 나는 표현력으로 청중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때로는 연극 무대를 보는 것 같은 몰입감을 주었고, 유머러스한 전달 덕분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즐겁게 웃고 배우다 보니 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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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울린 건 ‘가족에 대해 돌아보라’는 메시지였다. 사실 나는 늘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과의 관계를 미뤄두곤 했다. 아픈 친척에게 연락 한 통 건네지 못했었나? 사춘기 자녀들과의 대화에 소홀해진 순간이 있었나? 순간들을 떠올려보았다.


이번 강의를 계기로 내가 지금껏 가족에게 보여왔던 태도와 감정에 대해 다시 점검하게 되었다. 의외로 나는 사춘기 아이들과 꽤 잘 지내고 있었고, 이 정도면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 느껴질 만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통하는 순간, 웃고 떠드는 시간들이 그저 소중하게 떠올랐다. ‘내가 아이들과의 관계를 꽤 잘 쌓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과 행복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사춘기 자녀와 이렇게 지내고 있다’는 걸 다른 부모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 만큼, 나는 내 삶 안에서 가족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두 번의 강의를 통해 나는 외부 세계와 가까운 세계를 함께 바라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강의에서 환경이라는 커다란 울타리를 고민하며 나와 사회, 그리고 지구를 향한 발자국을 어떻게 남길지 생각했다면, 두 번째 강의에서는 가장 가까운 울타리인 가족과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세계시민이라는 말은 결국 멀리 있는 거대한 공동체 속의 나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확장되는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 것, 그것이 곧 세계시민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걷는 길, 라베니체의 밤풍경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와, 밤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강의도, 풍경도 깊은 여운으로 마음속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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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차시만을 남겨둔 지금, 마지막 강의에서는 또 어떤 생각의 씨앗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단순히 수료증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몰랐던 내 삶의 관점과 태도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확장할 수 있었던 이 시간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나를 붙잡아 줄 것 같다.


김포세계시민교육에 참여하며 나는 환경을 향한 작은 발자국과 가족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함께 얻었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유쾌하게 내 안에 작은 변화들이 피어났다.


이제 다음 주면 마지막 강의,

벌써부터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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