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주중 내 일상의 풍경은 대개 규칙적이다. 일어나서 보이는 책상, 반대편 거울, 드라이어와 로션, 향수들.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면 걸어서/자동차를 타고 내리막길, 오리가 있는 철장, 수협 건물과 틈새 바다, 사무실 현관문, 지문인식기, 컴퓨터 그리고 고양이들.
바닷가에서 사는 일을 떠올렸을 때 이토록 많은 고양이가 시선에 들어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몹시 불규칙한 움직임과 취향으로 세계를 누비고 있었다. 가끔씩 들리는 그들의 소란과 햇빛에 몸을 뒤집는 평화로운 게으름, 무리 지어 서 있거나 누워 있는 풍경들이 매번 비슷한 세계에 있는 나를 이상한 나라로 이끄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나의 세계에 그들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고양이의 세계에 내가 불쑥 찾아온 것일지도 모를 일겠지만, 가끔은 그런 낯선 세계에 함부로 드나들고 싶을 때가 있다. 날이 더워져서 창문을 열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 밤중에는 고양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