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03' [.]병산

연례행사처럼

by DHeath


가을 아침은 파랗다. 시린 아침의 공기 때문일까. 낯설면서도 좋은 그때가 되면 이상하게 안동에 가고 싶어진다. 안동에 가면 들르는 곳은 대개 비슷하다. 시장에서 찜닭을 먹고, 근처 빵집에서 크림치즈빵을 사고, 병산서원에 들러 산과 강을 바라보는 습관 같은 일. 지금은 내 차를 타고 찾아가지만 그곳에 처음 갔던 날, 버스를 타고 들렀던 때를 잊지 못한다. 종착지가 병산서원인 버스는 그곳에서 10분도 채 안 되게 정차했다. 먼저 그곳을 다녀왔던 사랑하는 사람은 미리 내게 귀띔해줬고, 우리는 버스가 서자마자 그곳을 과호흡하듯 눈에 담았다. 아쉬워서, 너무나도 아쉬워서 좋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알게 되었다. 처음 그곳을 다녀온 이후로 한참 동안 기억에서 아른거리던 병산서원을 다시 찾아갔던 날, 아마 비가 내렸던 것 같다. 버스가 회차하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차근차근 꾸역꾸역 눈에 담던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아쉽게도 이젠 강가에 나가볼 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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