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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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루

자살시도라고 했던 여러 번의 시도들이 있었는데 진짜로 죽을 생각을 하고 한 행위는 두 번이었던 것 같다.


첫 번째 자살 시도의 기억을 떠올리면 웃기고도 어이가 없다.


그전 상황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그날

소주를 잘 마시지 못했던 나는, 그래도 맛이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과일소주와 약을 하나하나 뜯어 털어 마셨다.


결과적으론 하루를 꼬박 잠들어 있었다. 술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연락되지 않자, 엄마가 달려왔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을 땐 이미 약이 다 흡수되었을 거라며 위세척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긴 한데 이 소동은 제법 웃겼다.


웃긴 포인트 하나. 그냥 술에 취해 죽겠다는 생각이 없어진 건지 배민으로 족발을 시켰더랬다.

둘. 그러니 소식을 듣고 급히 찾아온 사람들이 앞에 족발을 보고 얘가 자살 시도를 한 게 맞는가 싶었을 것이고

셋.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술이랑 약을 함께 먹는 상상만 해도 헛구역질이 나온다.

여러 가지로 별로였던 경험이었다.


두 번째 자살 시도는 비교적 최근이었는데 결혼하게 되면서 고층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사실 집 구경을 할 때부터 여기서 떨어지면 죽겠네?라는 생각을 했다지.


아무튼 자살 충동에 몸이 떨릴 정도로 힘들었던 날 전날엔 엄마도 봤겠다. 미련이 없겠다 싶어 남편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고양이가 다치지 않게 베란다 문을 닫고 샷시를 열어 떨어지려고 했다. 그런데 자꾸 남편이 보고 싶었다. 한 번만, 한 번만 더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계속 전화는 오고 얼굴은 보고 싶고 그래서 받아버렸다.


결론적으로 살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 이후로도 계속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을 괴롭혔지만 내가 정말 떨어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정말로 눈 딱 감고 80년만 살아볼까?

80년은 너무 긴데, 그래도 주변 사람들 보면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내 자살 시도는 정말로 살기 싫어서일까. 아니면 자해처럼 울부짖음일까? 가끔 살고 싶다고 눈물 흘리는 나를 보면 의문이 든다.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내 변덕으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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