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겨울을 건너며

Crossing the Remaining Winter

by 김태규

남은 겨울을 건너며

Crossing the Remaining Winter


ㅡ 김태규


창가에

김 오르는 잔 하나


김이 올라

유리창에

작은 구름을 얹습니다


춘분이

코앞인데도


창을 스치는 바람은

아직

겨울의 목도리를

목에서

풀지 못합니다


나는

그 앞에

눈 감고

앉아 있습니다


아직

손도 대지 않았는데


방 안이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말 한 마디 없어도


네 따뜻한 날들이

맞은편에

앉아 있어서


창가의 잔은

쉽게

식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남은 겨울을

하나

건넙니다



[작가의 말]


춘분이 가까워지면 낮은 길어지지만 바람에는 아직 겨울이 남아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문턱에 앉아 있으면, 맞은편 의자에 누군가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조용히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시는 그런 따뜻한 날들이 남아 있어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 하나를 건너게 되는 순간을 떠올리며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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