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에 어두워진다

Darkening in Two Steps

by 김태규

두 번에 어두워진다

Darkening in Two Steps


— 김태규


아침

알람은

서로 다른 벽에서 울리고

커피 냄새로

기상 여부를 안다


문은 닫혀 있고

의자 소리

서랍 여는 소리로

서로의 하루를 확인한다


저녁

불은 따로 켜지만

식탁은

같은 방향을 본다

말은

반쯤만 놓인다


각자의 방

각자의 화면

웃는 지점이

조금 다르다


문득

기침이 길어지면

문은

곧장 열리지 않는다

잠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


그 뒤

물 한 컵이

건너간다


불은 따로 꺼지고

집은

두 번에

어두워진다


문이 있다는 건

안심이 아니라

확인이다


돌아갈 수 있는지를

매번

다시

확인하는 일



[작가의 말]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다른 리듬으로 하루를 마칠 때가 있습니다. 함께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그 사이에 남는 망설임과 선택이 관계를 이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 장면들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