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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Aug 07. 2024

65. 야장을 깔다.

- 인생 2막과 3막이 섞여 버린 나.


음식점을 다녀 보면,

- 또 음식 얘기다. 어쩔 수가 없다.-

가게 자리가 작아서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데

외부 가건물을 달아서 쓰고 있는 경우를 보곤 한다.


그 방법은 장사하시는 분들의 재간이려니 하지만

음식을 사랑하는 나로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외부 공간마저도 ‘오 땡큐’이다.

불법인지 편법인지, 아마도 그 사이일 공간을 가리켜

‘야장을 깔았다.’고 말한다.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 이토 도요, ‘앞으로의 교양’ 106쪽



다음 문구를 안 들어 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문) Stay hungry, Stay (   ?    )
(답) Foolish.


다름아닌,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연설(2005년)에 인용되어 널리 알려졌다.

나는 그 때,

사람들에게 포위되었을 때 현실감이 없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느껴졌다. 그뿐인가.

‘바보 같으니라고.’ 한탄은 또 얼마나 했던지.

잘못된 건 ‘내 탓’이라고만 여겼으니까.

그렇게 견디고만 지내다가..,

뭔가 찾아야 할 것 같아서 눈 뜨는 매일 아침,

내가 생각한 그 이상을 원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내 딴엔 가상하다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도서관에 갔다가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읽고,

외우기도 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꿈을 이루기 전에는 자리를 뜨지 않을 거라 하는 포스가 묻어 났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 게 아니다. 나는 다시 일을 하게 되는 꿈을 몇 번인가 꾸기도 했다. 그런데 그 때처럼 힘들기만 한 게 아니었다. 힘들어도 일이 즐겁고 서로 협력한다면야, 

그래서 변모가 된다면야 얼마든지 할 텐데.

하지만 그건 꿈일 뿐이다.

현장은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는다.

재미있게 즐겁게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것을 다시 할 이유가 없다. 저 ‘왕따’ 사건 이후

내가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나를 힘들게(만) 하는 어떤 일에도 더이상

발을 들여선 안 된다. 결국 힘만 들 거고,

재미는 없을 것이며 그럼 다 의미 없는 일!


이제부터 내가 꿈을 꾼다면 역설적이게도,

배고프고 목마르지 않기 위해

계속 배고픈 상태여야, 늘 목말라야 한다는

것을 알 것 같다. 즐거움은 부족한 것을 알고

그것을 채우는 데서 나온다.


스티븐 잡스의 인용은 이런 뜻이었을 것이다.


“인생 뭐 없으니까 즐거운 일을 찾아.”

그게 성공이야. 라는.





나만 몰랐잖아

지금이라도 나가자.



블루오션은 시사/경제 용어다.

하지만 사람에게도 붙일 수 있다.

나는 블루 오션이었을까

아니 ‘성대리’의 경쟁력은 높았을까.

‘성대리’로 살아간다는 일은 과연 유망했을까?


‘성대리’처럼 주위 사람들을 섬기고

상사를 편안하게 모시는 부하가 있다고 하자.

시장 가격이 있고 내재 가치가 그에 상응할 때는

물건이 팔려 나갈 것이다.

그러나 분위기가 점점

가치’는 모르겠고 우선 ‘사고 보자.’가 되거나,

불장이 돼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는 형국이 된다면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될 뿐만 아니라

옥석은 가려지지 않을 것이다. 휩쓸려서 사는 일이

벌어지면, 지불되는 가격이 본질 가치와 괴리되어도

손을 쓰지 못할 것이다,


‘성대리’는 블루 오션도 아직 아니었는데 

경쟁자가 끼어들면서 결국 레드오션조차 되지 못한

실패한 상품(컨텐츠)이 됐다.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정해진 가격을 치르고

바보 같은(foolish) '성대리‘를 사서

우리 집에 가자.”라고 할 사람은

거기,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괴리가 발생한 상황에서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더듬더듬 길을 찾기 시작했다.



하수: 1. 남보다 뛰어나지 못한 수나 솜씨. 또는 그런 수나 솜씨를 가진 이.

2. 사람의 생활과정에 발생하는 액상폐기물과 우수를 총칭.

- 지식백과-

둘 다였던 그들


단서는 ‘바보인’ 건지, ’바보 같은‘ 건지 모를

‘성대리’의 열정에 있었다.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는 데서 겁이 없었다.

때로 내가 해 놓은 일을 보고 내가 ‘어떻게 했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열정 가득하게 채워지면 마냥

좋았고 그럴 땐 내가 아팠다는 사실조차 잊었다.


빠지지 않으면, 그게 내가 좋아할 수 없는 일이라면

지금 매력을 뿜어 내지 못하는 어떤 것도,

‘성대리’이고 이 글의 ‘작가’인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만 몰랐던 즐거운 일이 세상에 많았다.

‘성대리’처럼 바보 같고 (내 생각엔) 어여쁜 직원

조직에서 내 손으로 묻었다는 걸 ‘훈장’으로 달고

공직을 마치곤 하는 이들이 누비고 있는,

경쟁력 자체가 없는 집단에선

할 수 없는 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사람이 만약 ‘훈장’이라는 걸 달아야 한다면

자기 자신과 경쟁하고 자신과 잘 싸운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무너뜨리고 그 위에

피라미드를 쌓는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잘

살았다고 자부하는 경우엔 과감히 패싱할 일이다. 그 사람은 안 바뀌니까.


이런 사람들을 ‘받들고’ 사느라

도끼 자루가 썩는 줄 몰르고

결국 속이 푹 푹 썩어 버린 ‘성대리’도 이제는 알았다.

‘나만 몰랐던 세상‘이란 것이 있었음을.


그 곳에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려고’

총력전을 벌이는 세력 같은 것은 없다.

맘껏 할 수 있다. 맘껏 꿈을 꾸어도 된다.

아니 열심히 해야 한다.

다시는 과장 같은 ‘하수’를 만날 일이 없으려면.

하긴 만나도 큰 상관은 없다.


나는 남은 인생을 더 이상 속지 않고 살기로 하고

‘야장’을 깔았다. 재미 있게, 가슴 뛰어 보면서,

적어도 내 옆엣 사람을 ‘증오’하지 않으면서

‘이게 되나?’ 싶은 일을 할 것이다.


어느날 인생 2막이라고 위안하던 나는

다시 어느날 생각을 고쳤다.

‘2막이 끝이라고는 안 했어.’


한 잔만 더 마셔 보자. ‘두근두근!!‘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의 표지화를 그린 ‘백영수’ 님을 알았다.
최근 가슴이 뛰어 본 곳에서 가슴이 뛰게 한 것을 사진으로 남겼다.


곧 8.15.다. 아 ! 빛이 다시 온 것 같다.

(브런치를 읽어 주신 분들께 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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