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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l 25.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승무원이 되고 싶다구요?

나는 아직도 내가 승무원으로 합격한 이유를 모릅니다.

한 가지 추측과 합리화로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건,입사 당시(약 25년전) 영어 성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명함도 못 내밀, 당시 토익 성적이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낮은 성적이 아니었으니, 외모나 출신학교,출신지역을 감안하면 승무원 합격은 기적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남승무원과 여승무원의 채용 기준이 다르겠지만 대면 서비스를 주로 하는 승무원으로서 외적 이미지는 남녀 구별 없이 일정한 기준은 있을 것입니다.

채용이 결정되고서도 한동안 채용 사유에 대해 궁금해했지만 , 교육 수료 후 많은 남승무원 선배님을 만나고 나니 외적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승무원 채용기준에 대해서는 분명 외적 기준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민국의 많은 여자분들이,

소위 말해서 이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대한민국의 20대 이상 여자들 중에서, 한 번도 여승무원 채용에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내가 알고있는 초대졸 이상의 여자들 중에 여승무원 채용에 한 번도 응시를 안 해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서류전형과 면접 모두를 통과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외적 이미지나 학력 또는 어학성적에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아쉬움과 궁금함이 많이 겨났습니다.


가끔 친척이나 지인들로부터 승무원 합격 팁(tip)에 대해서 질문을 받는데, 나 조차도 어찌 합격했는지도 모르는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가 어려울 때가 았습니다.

지인들 중에 를 보고 남승무원 합격을 쉽게 생각하는 분들도 더러 있는데, 그분들 자녀분들이 남승무원 시험에 몇 번 떨어진 이후에는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는 아이러니한 경우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남 녀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필요한 몇 가지를 적어보려 합니다.

이쁘기만 하다고 해서 승무원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력과 학력이 우수하다고 해서 승무원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승무원들과 함께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승무원으로서 필요한 자질 내지 성향을 짐작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승무원이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주로 합격을 위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합격 이후에 필요한 내용을 조금 덧붙여 보겠습니다.


첫째, 첫인상에서 나오는 이미지의 중요성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연스러운 미소와 함께 발산되는 밝은 이미지입니다.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유리하겠지만 , 얼굴이 아무리 이뻐도 미소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움이 없다면 전체적 이미지는 그리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

그렇다면 미소의 자연스러움이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어떤 분들은 '자연스러움이 어떤건가요?' 라고 묻는 경우있습다.

제가 경험한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미소는 평소 생활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평소 웃는 습관이 없거나 상대에 대한 공감 또는 배려하는 자세가 없다면, 아름답게 미소 지을 수는 있겠지만 자연스러움은 만들지 못합니다.

자연스러움이란 평소에 그 사람이 얼마나 자주 웃느냐에서 나타납니다.

평소에 늘 인상을 구기고 무표정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면접장에서 아무리 밝게 웃어도 억지스러움은 숨길 수 없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들도 운 좋게 승무원으로 합격하여 비행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사람들의 미소를 승무원 미소(American airline smile)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승무원으로 안전하게 합격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미소를 생활화하여 면접관에게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밝은 이미지를 주어야 합니다.

이런 미소를 '뒤센 스마일'이라고 하는데, 상대방조차도 웃게 만드는 그런 솔직하고 긍정적인 미소가 승무원 합격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쁘기만 한 사람들의 억지웃음은 눈길은 끌어도 여운이 남지는 않습니다.

면접을 끝내고 돌아서 나가는 뒷모습에서도 여운이 남는다면 그게 바로 자연스러운 미소이고 승무원 면접에 성공할 수 있는 핵심 자질입니.


두 번째는 말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면접에 들어가면 면접관이 몇 가지 질문을 합니다.

사실 질문을 하는 이유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대답하는 면접자의 말투를 확인하기 위해섭니다.

평소의 말 습관이 공격적인 어투라고 판단이 되면 면접 일주일 전부터라도 말투 억양 뉘앙스 등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말투가 좋은 건지 알고 싶다면 서비스 현장에 직접 가서 느껴보는 게 좋습니다.

패스트푸드점, 카페, 대중 음식점에 가서 의도적으로 서비스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말을 걸어 보십시오.

그러다 보면 말투가 좋은 종업원을 만나게 되고 다른 종업원들과 비교가 쉬워집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해보면 응대하는 태도나 말투에서 자연스럽게 피드백이 되면서 나 스스로의 말투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입사 전 영화관에서 알바를 경험한 팀원이 있었는데, 처음 그 친구를 봤을 때부터 행동이나 말투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딱 한 가지 마음에 드는 게 그 여승무원의 스마일이었는데, 좀 친해진 이후 물어보았습니다.

" 승무원 되기 전에 무슨 일 했어?"라고 말입니다.

영화관에서 알바를 했다고 하길래 터놓고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좋은자주 웃고, 비행기 승객을 영화관 승객처럼 대하지 말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한다고 해서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적은 급여에 다양한 입장객을 대하다 보면 형식적인 태도가 몸에 베일 수 있습니다.

영화관 승객을 대할 때 몸에 제인 수동적 자세와 말투가 그 친구의 장점을 덮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스마일이 좋았던 덕택에 승무원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였습니다.

역으로 생각해서 스마일이 좋지 않아도 면접관의 질문에 잘 대답함으로써 뜻밖의 결과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세 번째는 깔끔한 스타일입니다.

승무원은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이 강조되는 것보다 단체의 조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유니폼을 입고 면접을 보는 이유도 바로 조화를 보기 위함입니다.

일반인의 패션이나 스타일에서 장점으로 드러나는 개성이,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부조화로 드러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승무원의 복장 규정도 많이 완화되었지만 , 기본적인 내용은 유니폼에 걸맞은 개성 연출입니다.

대학 시절 깔끔과 거리가 멀었던 제가 입사 후 유니폼을 깨끗하게 다려 입고 정장에 준하는 구두와 양말을 늘 신경 쓰게 된 이유가 면접 때의 작은 에피소드 때문입니다.

마지막 임원 면접을 보기 위해 서울 누님 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옷을 입는데 느닷없이 매형이 " 정장엔 검은색 양말 신어야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매형의 검은색 양말을 얻어 신고 면접장에 도착하여 제 순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수험번호가 차례로 호명되고 5명의 남승무원 응사자가 함께 면접실로 들어갔습니다.

나란히 서있는 5명에게 임원 한 분께서 " 바지 살짝 들어 보세요~~"...

5명 중 3명이, 정장에 하얀색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 매형이 왜 그 런 말씀을 하셨는지 매형도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양말 때문에 제가 승무원이 됐다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승무원 교육 중 많은 시간을 단정한 용모 습관을 기르는데 할애하는 건 사실입니다.


지금껏 말한 세 가지 내용만으로 승무원 채용의 당락이 결정된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승무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이 세 가지 내용이 잘 준비되어 있다면 , 분명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리라 믿습니다.


승무원이 되기 전에 친구를 만나던, 알바를 하면서 사람들을 대하던,밝은 인사와 표정, 말투 그리고 깔끔함을 기르는 습관을 만든다면 승무원이 될 수 있는 위치에 한층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합니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 할 줄 알아야하고, 기다려주거나 인내 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중요합니다.

이런 마음 가짐이 바탕이 된다면 외적 이미지는 저절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이 세상 모든 승무원 준비생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라며...GOOD LUCK TO EVER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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