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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Aug 29.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여자들의 화장에 관하여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화장을 고친다..라고 합니다.


화장에 대한 여자들의 생각을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 말(言)이 아닐까요?

비행을 준비할 때 남자 승무원과 여자 승무원들의 차이 중에 하나가 화장입니다.

출근을 하거나 해외 호텔에서 픽업 전에, 여승무원들은 화장을 하기 위해 남승무원들 보다 최소 1시간이나 2시간 정도 이른 시간에 일어나 준비합니다.

씻고 난 이후, 머리를 하는 것에서부터 마무리 화장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픽업 시간 최소 2시간 전에 일어나야 합니다.

결국 항공기 출발 최소 4시간에서 7시간 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가끔 여승무원들은 피곤한 표정으로 승객을 맞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홀로 깨어나 거울 앞에 앉아 완벽한 화장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장 하기, 여승무원들의 헤어 스타일도 그렇게 쉽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아내가 비행을 하던 현역 시절, 새벽 비행이 있던 이른 시간엔 저 역시 늘 긴장했었습니다.

배우자의 단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배려를 하지만 생각대로 헤어 세팅이나 화장이 잘 먹히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하는 아내의 짜증에 잠이 깨곤 하였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대충하고 비행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아내는 ,대부분의 여승무원들처럼 , 완벽한 비행의 시작은 화장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에 대충 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승객 앞에서 깔끔하고, 세련되고, 당당하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자신 있는 용모가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여승무원들에게는 화장이라는 것이 자신감 또는 자존감으로 대체될 수도 있습니다.


남승무원으로서 그녀들의 완벽한 용모를 보면 가끔 존경심마저 들 때가 있습니다.

단정하게 정돈된 헤어스타일에 아름다운 화장, 거기다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스마일까지 갖춘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이렇듯 화장의 기술은 여자들의 자존심이자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여자들의 화장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무례 또는 공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화장이란 행위는 여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事) 중에 하나입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화장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화장의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달하여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모를 가꾸는 나이 어린 여자나, 나이에 맞지 않는 동안(童顔)화장을 하는 나이 많은 여자도 많습니다.

여자의 화장에 대해서 전 아주 긍정적인 편입니다.

물론 과하지만 않다면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승무원중에는 화장 전 후의 모습이 꽤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화장한 모습에 익숙해서인지 화장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 놀라기보다 신선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화장이 그녀의 모습을 꾸미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녀의 순수한 장점을 감췄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승무원으로서 화장을 하지 않고 비행을 한다는 것은 직업인으로서 올바른 자세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화장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고, 화장으로 인한 피부의 부정적 영향을 생각하면 가끔 남자로 태어났음을 감사하기도 합니다.

아주 드물지만 요즘은 남승무원중에도 화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 봐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정도의 화장이겠지만 화장에 대한 남자들의 인식이 변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기내에서 영양크림이나 미스트를 구매하는 남승무원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나이 들어감을 피할 수 없는 내 피부에도 탄력을 주고 싶은데 째려보는 아내의 눈빛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화장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화장을 지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자들의 인생.. 아름답지만 고단할 거란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출근 전 화장하는 아내를 보면 가끔 안쓰럽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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