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4
열 살 둘째.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뛰어놀아야 할 때 아침마다 이리 혼자 앉아서 고생이다. 영어 알파벳을 쓰고 노랫말을 바꿔 적어내야 하며 콩과 아몬드를 채운 플라스틱병을 흔들어 그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에 서툴러 많게는 2시간을 저리 보낸다.
선거 이후 오늘로서 5일째 나도 아이 옆을 지키고 있다. 중간중간에 요청할 때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돕지 않으면 아이가 지친다. 투정 한번 안 하고 대체로 잘 따라가던 녀석도 며칠이 지나니 엉덩이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알아서 하는 중2 첫째는 그렇다 치고. 만일 초등학생들이 한 집에 두 명 이상일 경우 정말 아침마다 전쟁이거나 혹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예 방치될 것 같은 느낌이다. 교육불평등과 격차가 여기도 매일매일 발생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지식 전달이거나 셈법 터득에만 치중하는 공부에 아이들이 오래 못 갈 것 같다.
이런 수업 내용은 어떨까.
ㅡ코로나19 때문에 오래 못 본 보고 싶은 친구 얼굴 그리기.
ㅡ그 친구에게 안부 묻는 편지 쓰기
ㅡ집 안에서 가족과 재밌게 놀 공동체 놀이 안내
ㅡ'흔한 남매' 보며 우애 있게 지내는 방법 말해 보기
ㅡ집안일 한 가지씩 거들어 이벤트 쿠폰 적립하기
저학년일수록 수업 내용에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온라인 출석만으론 온전히 확인할 수 없는 소외도 제대로 살펴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