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그저 의연함

사랑엔 중고가 없다

by 어뉘
W_075

단풍은 그저 의연한 거다



그대가 아름다워지려는 것은,

(엄밀히 말해, 예뻐지려는 것은)

지금까지 그대의 아름다움에

흐뭇했던 이들이

착각하고 있었다는

적극적 설명일 테다


그대 자신을 그렇게

미워하고 있었다는 것에

동정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언젠가

그런 자신을 보는 그대의

소박한 눈빛에 자지러질 때

그때도 여전히 예뻐야 하고,

늙지 않아야 하는

그대일까 싶은 건 슬픈 건

이유가 있다


타인의 시각에 길들여져

그대 자신을 부정하며

함부로 늙고 있는 그대밖에 달리

보여줄 게 있겠나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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