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것과 받은 것, 그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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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주어진 것과 받은 것, 그 다름



그대와 마찬가지로

그가 그를

증명할 필요는 없다


그를 사는 그를

그로서 살지 말라면,

그대를 사는 그대는

누구로 살려는 건가


서로 다른 그와 그대가

우연히 같은 시대를 살뿐,

그대로서 살기에

그대의 삶이라 하면,

그는 그로서 살기에

그의 삶일 터다


그대가 그와 다른 까닭에

그도 그대와 다르다


그는 그대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데,

그대는 그에게

별 거라도 되겠다는 건가


인간이라는 종에 묶여있을 뿐,

그가 그대와 사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으로 살아도

누가 뭐라 하지 않겠지만,

서로 아는 사람으로 살아도

마찬가지 아닐 텐가


흔한 말로

다름을 틀림으로 보는

그대의 오류를 해결할 건

그대의 혐오가 아니다

주어진 것조차

거부하라 할 테면,

요즘 쓰기 시작했다는

<개취존중>은 어떨까 싶다


그대가 이 물음에 답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와 같지 않은 그대는

왜 그와 같지 않은가 묻는다


인종적 구별,

개인의 성별 특성과 더불어

<LGBTQ>에 대한 호오는

자연인으로 사는 자연인이

자연인을 비난할 때 쓰일

화두는 아니지 않나 싶다


누군가 그대를 사랑한다면

그대가 흔한 남자이거나,

흔한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고,

어쩌다 갖게 된 살색 때문이 아니며,

<LGBTQ>이기 때문도 아닐 터다

사랑이라고 할만하다면

오직 <그대>가 사랑스러워서가 아닐까


대상이 무엇이든

그대가 그대 아닌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사랑할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거부할 자유>가 주어지는 한,

누가 그대를 사랑하든 그 사랑에

그대가 괘념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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