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누군가를위하여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세련된 폭력과 맛문한 성(性)만
남아있는 듯한 이 시대에
그가 그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데는
호오와 애증에 익숙해지지 않은
심정적 순수가 필요하다
그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거나 그대가
마지막 사랑이라고 우길 때는
그러지 않고는 그대가
특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대를 사랑하기 위해
그가 견지할 순수는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 순수를 즐길 그대도
자신의 순수를
자랑하고 싶어질 테니 말이다
사랑이 여전히 우리를
달콤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버리지 못할
이 심정적 순수 덕분이며,
그와 그대가 문득
<인연>을 떠올리는 것은
그런 순수를
그에게서 보고, 그리고
그대도 보여주고 싶을
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