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羽化)

혹은누군가를위하여

by 어뉘


우화(羽化)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세련된 폭력과 맛문한 성(性)만

남아있는 듯한 이 시대에

그가 그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데는

호오와 애증에 익숙해지지 않은

심정적 순수가 필요하다


그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거나 그대가

마지막 사랑이라고 우길 때는

그 자신의 분별력을

자랑하려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지 않고는 그대가

특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대를 사랑하기 위해

그가 견지할 순수는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 순수를 즐길 그대도

자신의 순수를

자랑하고 싶어질 테니 말이다


사랑이 여전히 우리를

달콤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버리지 못할

이 심정적 순수 덕분이며,

그와 그대가 문득

<인연>을 떠올리는 것은

그런 순수를

그에게서 보고, 그리고

그대도 보여주고 싶

때가 아닐까 싶









매거진의 이전글태도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