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쓰지 않는 말

사랑엔 중고가 없다

by 어뉘


사랑에 쓰지 않는 말




기대나 자존심 따위는

쓸데없기에

안 보이는 곳에

치워두어야 한다는 것을

사랑에 빠질 때

사랑이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가슴속 달콤함이 그런

쓸데없는 속박에서의

해방감에서 온다는 것도

배우지 않았을까


"기대가 깨졌다"

"자존심을 다쳤다"


그대의 막말은

어떤 수사를 붙이든

요란한 저잣거리의

흥정에 쓰일 말로서

사랑에 쓰일 말이 아니다




그대를 그대로서 사랑하듯이

그대 아닌 누군가를 누군가로서

사랑할 수도 있는 그다


그가 사랑의

<패닉 룸>에 들어간 것은

사랑할 수도 있는

불상의 다수인을

그대로 인해

배척한 것과 같다


역으로 그대도 그와 같을 텐데,

그대가 또 다른 뭘 갖고 있기에

그대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건가


그대의 입에 수시로

막말이 달라붙을 때는

이미 <패닉 룸>에서

나간 것일 수 있다


그대가 뱉은 막말의 끝에

얻을 수도 있는

그의 '잘못했다'는 사과는

사랑이 시키는 것이 아니며

'그게 사랑이냐'는 힐난은

더는 사랑이 아니라는 말일 테다


그런 경우, 앓기 싫고

눈물이 싫다면, 결별이

그대 자신에게 베푸는

자비가 아닐까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상한 복수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