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소유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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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고백의 소유권 2



터놓고 말해서, 인간은

인간의 존경을 받을 만큼

고상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사람의 몸에서 나와,

몸에는 끊임없이 피가 돌며

먹으면 어쩔 수없이 똥을 싸고,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당신도 분명히 그럴 겁니다


그러면서도, 대개의 동물이

'하도록 되어 있는' 삶을 살 때

'하도록 되어 있는' 삶만으로는

정체성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면서

사는 게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을

제대로 모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엽기적인 사건에, 우리는

'사람이 할 짓이냐, ' 혀를 차지만

사람이 한 짓이 아닌 게 없듯이

인간으로서 당신은,

무엇이든 '그럴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갈 것이 분명하거든요


내가 본 당신이

당신의 전부가 아니며,

아직 살아있으므로

내가 모르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거꾸로, 내가 모르는 당신이

다른 누군가에는 악당이라 해도

나는 그 사실에 상처를

받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지금의 당신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현재의 당신을 사랑한다는데

당신이 내게 뭐라 하겠어요?

내가 사랑을 구걸하면

한 꼬집이라도 쥐어 줄 사랑을

벌써 준비해 가지고

다닌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의 삶이 시절인연을

타고 가는 게 맞다면

내게 당신이

사랑스럽거나 미운 것은

그 인연 탓이지,

누구 탓도 아닐 겁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게 밉기는커녕

지금 사랑스러운 게

내 가슴을 벅차게 하는 까닭은

충분히 이해가 될 겁니다


''에 얽매여 살다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줄도

몰랐던 당신이 사랑스럽다는 건

내게나 당신에게나 참,

별스런 일이기는 하지만

사랑이든, 뭐든 그걸 당신이

귀찮아해도, 어쩌겠어요

사랑스러움은 당신 것이지,

내 것은 아니잖아요


나는 단지, 당신과

당신의 사랑스러움에 관해

따져봐야 할 게 있다는 거예요

내가 바보가 아닌 한,

당신의 사랑스러움에 관해

나와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 말고 달리 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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