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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Apr 01. 2022

그가 살아야 했던 이유들

생각편의점

그가 살아야 했던 이유들




11/22 -권현우 외과 예약
         -커피, 수프, 겔포스, 배

11/23 -대근
         -고기 굽는 안방 그릴(080-860-1234)

11/26 -아버지 면회 예약(10:30), 645-9004 맨드라미 6호
         -육개장+사골곰탕+소 국거리
         -야채+계란... 배추, 파, 팽이버섯, 양파
         -짜장+돼지고기... 양파, 당근, 양배추, 호박
         -순두부찌개+바지락... 파, 양파, 호박
         -가스명수, 정로환, 컵라면, 컵 짜장
         -게장
         -소독, 현관 등, 모든 문 손잡이 소독

12/6   -도서반납          

          -터미널 6시, 희영이 강아지(?)

12/9   -3시, 강우영 내과, 주사
         -땅콩, 도서반납
         -핫팩, 메리골드, 생강차

12/15 -사우나, 도서대출
         -사랑과 모래와의 대화
         -황석영 장편소설 장길산 1
                 





해야 할 것과, 해야 했던 일의

비망록을 흘리고 간 그가

살아야 할 이유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는,

굳이 찾을 필요가 없었지 싶습니다

그의 메모를 보면, 삶 자체가 그저

살아야 할 이유로 보이니까요

그가, 그리고 우리가 다른 생각을 

갖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왜 사냐건

웃지요.*


왜 사냐, 이 질문이 어쩌면, 가장

한심하다 싶은 질문일 때,

오래 전에 했던

시인의 답에 아직도

은근히 즐거운 건

어제오늘도, 팬데믹도,

엔데믹도, 봄 때문도

아닐 거다 싶습니다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중에서,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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