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줄 아는 것도 예의다

생각편의점

by 어뉘

예쁜 줄 아는 것도 예의다




너무 노골적인

이야기 아닌가 싶지만,



예쁨과 예쁘지 않음의 판단은

주관적이랄 수 있겠는데,

덕분에 그 판단이 틀림없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게 재밌습니다

우리가 '예쁨'의 적절한

반대말을 갖지 못한 것도

예쁨의 성질 때문이겠지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면

그걸 되받아 부정할만한

근거가 달리 없고, 굳이 말하면

자신의 눈뿐이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사진의 초점이 맺히는

거리 범위를 피사계심도라고 하는데,

이 심도라는 게 사랑에 빠진 인간의

시각과도 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우리의 눈도 비슷해서,

눈동자의 동공이 커질수록,

그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그와의 거리가 멀어도

그의 모습이 눈에 익을수록,

그를 흐림 없이

선명하게 바라볼수록,

피사계심도는 좁아지고

그 이외의 모든 것들을

하나의 장식으로 만듭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보통

광장에 선 아무개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때로, 광장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그의 마음속에

오로지 예쁜 이가

되기도 하는 거지요


이게 의미하는 건, 내가

당신에게 빠지는 건

당신의 덕분이거나,

탓이 아닌 게 분명하다는 겁니다

나의 눈 덕분이지요


이걸 흔히 제삼자들은

'빠졌다'라고 하는데,

당신은 나를 곁눈으로

흘기며, '눈은 있네'라며

내 눈을 치하하는 게 적절합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하면,

늘 당신 자신이 예쁜 걸 아는

당신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대개 '나'의

자존심은 쓸데없이 독특해서

내가 사랑하는 이는

세상에서 제일

예쁠 수밖에 없다고 여기거든요

당신 자신이

예쁜 줄 아는 것이나,

예쁘다고 주장하는 것이

내겐 틀림없이 도움이 되는 겁니다

나의 에고 ego를

응원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럴 때의 당신이나, 나의

눈과 마음엔 거짓이 없습니다

먼 훗날에는 어떻게 될지

누구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 내게,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예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예쁘다는 걸 자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당신이 몇 살이던

나이, 관용, 체념 등을

삶의 편의에 맡겨 버린

당신의 예쁨이 보이면

안타까울 겁니다




자신이 예쁜 줄 모르는 이와는

그저 남으로 지내는 것이,

그 옆에 매달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리고, 예쁘다고 자랑하는 이와도

그저 남으로 지내는 것이,

그 옆에 붙어 다니는 것보다 낫습니다


예쁨은 자신이 판단하고,

내세우면 아주 피곤합니다

그가 예쁘다고 할 때

당신이 예쁜 겁니다


왕자는 자신이

왕자라고 내세우지 않아도

왕자이며, 공주도

자신이 공주임을 아는 건,

누군가 그렇게 불러줄 때입니다

그렇게 불러줄 사람 앞에서

진정한 왕자나 공주가 됩니다


내가 그렇게 부르고 싶고, 불러야

당신이 왕자가 되고,

공주가 되는 법입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부를 때,

왕자, 아니면, 공주로서

어떤 백성이 자신을 부르는지

고개를 돌리면 충분할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최근,

초청받아 온 아이들을 환대하며,

아이들은 그 언어에 전혀

마음을 두지 않지만,

"아줌마한테 와봐, "

"아저씨가..."라며

상대에게 사랑받을 줄 아는

대통령 부부가 탐스럽습니다)




당신은 일부러

예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의 예쁨은 내가 볼 겁니다

거울 안의 당신이나,

문을 나선 당신이 예쁘다는 걸,

당신이 잊지 않기만 하면

그 예쁨을 찾아내는

내가, 행복하겠습니다






*고정관념에, 말 그대로,

고착되는 건 서둘러 늙는 거겠지요


지난겨울, 광장에서 흔들었던 응원봉,

리스본의 어느 언덕에서 본 풍경,

애완동물, 돌, 지구, 우주 등을 포함,

<예쁨의 대상>은 사람,

남녀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한, 구분은

나를 속박하는 것과 같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생존본능 덕분에

이걸 유지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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