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난 이런 거지근성이 싫다

"사고 나면 드러누워!"

by KimWay

제목이 좀 세다. 그런데 아무리 에둘러 표현해도 내 마음은 이 결론으로 도달한다. 사고 나면 드러눕고, 한방병원 오가며 뜯어먹을 수 있을 만큼 뜯어야 한다는 말과 보험사와 어떻게 딜해야 할지 진지하게 조언해 주는 사람들. 난 이런 거지 근성이 싫다. 그런 사람들이 싫은 건 아닌데, 그 생각이 나와 너무 상충된다고 해야 할까? 본인의 과실이 0%인 경우, 땡잡았다 생각하고 아득바득 보상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 물론 차 사고라는 것은 가볍게 나더라도 후유증이 있을 수 있고, 그때 제대로 합의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한다는 말에도 일부분 동의한다. 다만 경미한 접촉사고라면, 그래서 몸이 다쳤다는 느낌을 조금도 받지 않는다면, 그래도 그래야 할까?


이런 생각을 마음속에 두고 살았다. 난 그러지 말아야지. 그런데 웬 걸, 비가 억수로 오는 내게 일이 벌어졌다.


우회전 차선에서 대기를 하던 도중, 뒤에서 "쿵"하고 내 차를 받았다. 완전 정지를 하고 있던 내 차량을 뒤에서 받은 거라, 다툼의 여지없이 100:0인 사고였다. 누가 내차를 받은 경험은 처음이라 상황파악이 잘 안 됐다. 물건이 이리저리 날아간 걸 보면 아주 살살 박지는 않은 모양이다. 일단 내려서 차를 살폈다.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잘 보이진 않았는데, 후방 센서 하나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 외로는 약간의 스크래치 정도. 어쨌든 상호 확인을 하고, 연락처를 받아 서로 갈 길을 갔다. 결론만 말하면 대물 접수만 했고, 차만 수리했다. 괜스레 목이 좀 뻐근한 건 아닌가 싶었지만, 돌이켜보니 기분 탓이다.


회사에서 이 이야기를 말해주면 다들 반응이 약속한 듯 똑같다. 왜 대인 접수를 하지 않았는지, 휴가철인데 휴가 비용 벌 수 있었는데 아깝다든지 하는 말들 말이다. 그래, 마음만 먹으면 그럴 수 있지. 그리고 막상 당사자가 되어 보니 그런 욕심이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는 걸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난 평소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주관이 있고, 그걸 지켰을 뿐이다. 그래서 대인을 안 끊었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떠드는 건 아니지만, 내게는 이런 실천 하나가 내 내면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 걸 알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남들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때, 그리고 그것을 행동할 때, 어떤 기회나 행운이 내게 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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