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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나 Nov 02. 2024

국제커플, 우리의 첫 만남

뜨거운 방콕에서의 어느 날

졸업 전 마지막 학기였다. 들어야 하는 수업 중 1학년 수업이 있었다. 수업을 들으려 강의실로 갔는데  전 수업이 아직 안 끝나서 학생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강의실 앞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던 중 옆에 있던 남학생에게 부탁을 하나 하게 되었다. 


"안녕? 나는 병원 실습이 있어서 가끔 수업에 늦을 수도 있는데 혹시 내 유인물을 좀 챙겨줄 수 있을까?"


내 전공은 간호학이었고 2학년부터는 병원 실습을 나가게 된다. 가끔 먼 병원으로 실습을 가기도 하고 또 병원으로 돌아오는 길이 매우 막히기도 해서 수업 자료를 챙겨달라고 한 부탁이었다. 


그 친구는 흔쾌히 알겠다고 했고 가끔 강의실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에 그런 경우를 대비해 연락처도 주고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모든 학생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나는 교수님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고 우리는 함께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그 남학생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때 그는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나왔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그때까지 안 왔을 리는 없고 또 그 아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교수님은 옆 건물로 가시기 위해 연결 통로로 가셨고 나는 그 학생과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다. 잠시 어색해서 가만히 아래를 바라보다가 인사는 해야 할 거 같아 고개를 들었고 그 아이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고 정문까지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시간이 꽤 지나 기억이 희미한 부분도 있지만 그의 영어는 처음엔 정말 알아듣기 어려웠던 거 같다. 물론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이기도 했지만 같은 영어도 좀 잘 들리는 경우가 있고 잘 안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아이는 후자였다. 


이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는 그가 하는 영어가 익숙해지게 되었는데 다른 친구가 그 아이의 영어를 알아듣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훗'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날 이후로 우리는 매일 문자를 주고받기 시작했고 만나서 밥도 먹으며 데이트를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하루 서로를 알아가며 서로에게 빠져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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