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다
꽤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떠났던 유학.
영어를 책으로만 공부했지 입 밖으로 내본 적이 없던 나의 유학 및 해외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국제대학교라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이 되었지만 태국 학생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온전히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간호학과라 병원 실습을 다녀야 했는데 병원 의료진이나 환자들도 거의 태국어를 사용했다.
전공과목뿐만 아니라 영어 프로그램도 다 패스를 해야 졸업할 수 있었기에 태국에서의 나의 유학 생활은 매일매일 병원 > 학교> 도서관 > 집의 연속이었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야 여유가 좀 생겼고 그때쯤 가족도 와서 함께 여행도 하고 친구들과도 여행을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 지금의 남편도 만났고 우린 정말 즐겁게 시간을 보냈었다.
나는 졸업을 앞두고 있고 남편은 1학년.
그가 음식을 해준다고 해서 그의 집에서 음식도 같이 만들고 내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행을 갈 때마다 그도 함께했다.
우리는 정말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었고 대학교에 막 입학해서 새내기였던 그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새롭고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과 추억들이 쌓여갈수록 나의 졸업도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떠나는 날이 다가올수록 그가 눈물을 보이는 날도 많아졌다.
아기같이 순수한, 커다란 눈망울에서 보석 같은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은 다가왔고 나는 그와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방콕을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