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결말

by young


인간은 어리석게도 무언가의 소중함을 그것의 부재로부터 깨우친다. 따라서 어떤 것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그것으로 인해 진심으로 아파본 자일 것이다.

사랑. 결국 사랑일 뿐이야 라는 클리셰에 좀처럼 면역이 되지 않던 나는 그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 사랑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비웃었다. 이것은 혼자 아주 씩씩하게 아팠던 것이다.

유지혜 작가는 지난 시절 젊음의 우울에서 지독하게 아파본 사람이다. 그 주체할 수 없었던 아픔을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비엔나에 널어두었고, 그것을 잘 말려주었던 것은 크고 작은 관계 속의 사심 없는 사랑이었다. 그녀는 이제 무겁고 축축했던 마음의 땅을 잘 다져서 그 안에 단단한 사랑을 키운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여행 이야기이자 사랑 성장일기이다.

오래 걸렸지만, 사랑.
결국은 사랑일 뿐이라는 클리셰에 나도 이제 그만 항복하려고 한다. 기쁜 마음으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