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 연합 검사 (Implicit Association Test) 후기
인지 편향을 공부하면서 제가 어떤 종류의 암묵적 편향을 갖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암묵 연합 검사 (IAT : Implicit Association Test)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테스트를 해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실험이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테스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본 내용을 공유합니다.
참고 : 대표적 인지 편향
암묵 연합 검사(IAT, Implicit Association Test)는 사람들 의식 근저에 있는 자동적 평가 반응을 측정함으로써 무의식에 내재된 태도를 측정하는 검사다. 다시 말해 어떤 범주를 긍정적인 개념과 더 연관시키고 있는지 개념들 간 암묵적 연합(implicit association)의 상대적 강도를 측정한다. 이 검사는 내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항목들이 같은 대응키를 공유하면 자극에 반응하기 더 쉽다는, 즉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이 빨라진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IAT는 두 가지 실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총 5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정 카테고리와 태도 (혹은 서로 다른 두 카테고리) 사이의 연합 강도를 측정한다. 먼저 2개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특정 단어쌍들을 서로 다른 키보드를 누르는 행동에 대응시킨다. 그 후 선호, 비선호처럼 태도를 평가하는 단어를 키보드에 대응시킨다. 그러고 나서 단어와 태도 평가 단어를 연합시켜 조건에 맞는 단어를 연합과 연결시키도록 해 키보드를 누르는 시간을 측정한다. 그 후 단어의 위치를 반전시키고 키보드를 누르게 해 이에 대한 반응 속도를 한 번 더 측정한다. 두 개 단어쌍의 연결이 자연스러운 쪽은 반성적 사고를 통해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른 단어쌍보다 키보드를 누르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다.
둘째. 측정이 완료된 후에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설문에서는 성별, 나이, 민족, 정치성향, 종교, 국가 등의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조사하고 과학/인문이 성별과 어느 정도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과학과 인문에 대한 선호는 어떠한지에 대한 자기 보고를 진행하게 한다. 이를 통해 외현적 선호도와 내재적 선호도에 차이가 있는지를 함께 알아낼 수 있다.
내가 체험해 본 IAT는 Gender-science IAT로 인문사회 - 여성과 과학 - 남성 사이의 암묵적 연관성을 측정하는 검사이다. 각 카테고리는 대략 이런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부터 나는 키보드의 I, E 키를 눌러 제시되는 단어를 각 카테고리에 짝지어야 한다.
그 후 4-5단계에서는 1단계 카테고리의 위치를 한 번 반전시켜 같은 테스트를 진행한다. 4단계에서는 1단계에 있는 '과학', '인문'의 위치를 바꾼 뒤 키보드를 누르게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3단계와 다르게 남성-인문, 여성-과학을 짝짓고 테스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IAT 점수는 3단계와 5단계에서 피험자가 보였던 반응 시간의 차이를 기준으로 한다.
해서 내 성별 - 분야에 대한 암묵적 태도 검사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
실제 논문에서는 총 3번의 IAT를 진행하는데, 그중 첫 번째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이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편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카테고리(꽃, 악기, 곤충, 무기)와 긍정/부정 태도를 짝지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꽃 + 긍정 단어, 악기 + 긍정 단어 대응키에 대한 반응속도가 곤충 + 긍정 단어, 무기 + 긍정 단어 대응키에 대한 반응속도보다 빨랐다. 그 결과 IAT검사가 암묵적 개념을 측정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테스트로 IAT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IAT는 이 테스트를 통해 사회적으로 유의미(significant)한 자동 연합 반응을 측정함으로써 1) 카테고리 연합을 평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피험자에게 내재된 사회적 고정관념을 밝혀낼 수 있고, 2) 자기 보고식 설문을 진행할 때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을 상쇄할 수 있다.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란 사회적 통념에 대해 질문할 때 솔직한 대답보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실제로 논문의 2번째 실험에서는 미국의 한국인, 일본인들이 외현적으로는 서로의 민족에 대한 적대감이 아예 없다고 보고한다고 하더라도 IAT 측정에서는 다른 암묵적 선호를 보이는지를, 3번째 실험에서는 백인-흑인 학생의 백인에 대한 암묵적 선호도를 검사했다. 테스트에 따르면 흑인 참가자의 약 1/3과 아시아 참가자들은 흑인에 비해 백인들에 대한 암묵적 선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흑인을 백인만큼 높이 평가하지 않는 문화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스스로가 믿는 바와 사회문화적으로 학습된 고정관념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보다 암묵적인 선호를 보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의식적으로 편견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오히려 IAT 검사가 잘 설계되었음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IAT는 피험자 개인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 더 큰 사회적 관점에서 편견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IAT가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믿는 것과 모순될 수 있는 편견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AT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고용과 승진, 의료, 형사 사법과 관련된 결정과 같은 분야의 행동을 예측한다.
UX 디자이너에게 이 검사는 사람들이 가지는 암묵적 편향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개인적 편견에 대한 지식은 스스로 더 나은 UX 디자이너가 되도록 도울 수 있다.
여기서 젠더뿐만이 아니라 인종, 연령 등의 다양한 주제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https://implicit.harvard.edu/implicit/takeatest.html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