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팔로 하는 포옹, 뭐라도 되겠지
'2015년에 만난 작가'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은 소설가 김중혁 작가님입니다.
개인적으로 뵌 적은 없지만 친근한 작가님이라고 느끼는데요, 그렇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도서 관련 팟캐스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DJ이십니다. 즐겨 듣는 팟캐스트라 자주 목소리를 듣다 보니 마치 종종 수다 떨었던 사이처럼 느껴집니다.
김중혁 작가님이 한국일보 [김중혁이 캐는 창작의 비밀] 시리즈에서 Evernote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생각은 늘 소리 없이, 안개와 함께, 덩어리로 몰려와 >>
이 일을 계기로 김중혁 작가님이 에버노트를 사용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 만으로 저 혼자 친근감 급상승 했습니다. 에버노트 동지!ㅎㅎ
팟캐스트를 듣고 홈페이지 글 들을 통해 알게 된 점인데 애플빠(?)이시기도 하고 각종 애플리케이션이나 IT기기에 관심도 많으시고 자유자재로 활용하시는 그런 분이십니다. 동지애!
아직 소설이 단편과 장편이 있음에 익숙지 못했던 저는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이 장편소설이려니 하고 덜컥 샀는데 알고 보니 단편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애소설집'이라고 하여 내심 기대하였는데 어머 아닙니다. 제가 소설 분류 구분을 할 줄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김중혁 작가님 홈페이지에 보면 연애소설 아니라고 해서 환불 요청이 와도 모른 척한다고 하시니 (관련 글 링크)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재밌습니다. 담백하고 은유적입니다.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마구 애쓰는 느낌보다 넌지시 툭 던지면서 '느낌 알지?' 하는 스타일이랄까요. 단편마다 각자 독특한 매력이 있어 좋았습니다. 이래서 문학을 읽는가 봅니다. (문학 정말 안 읽어본 1인)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톡톡 건들며 말랑말랑하게 하는 느낌, 뇌가 촉촉하고 쫀득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목부터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산문집이 소설만큼 재밌습니다. 어쩌면 제가 김중혁 작가님을 가깝게 느끼는 이유가 모두 이 책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처음부터 다 형광펜 표시할 만큼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멋진 인생선배가 편하게 차 한잔 하면서 건네는 조언 같기도 했고, 날씨 좋은 날 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중혁 작가님, 저도 열심히 살게요.
그럼 뭐라도 되겠죠?
* 표지 이미지 출처: LIFE OF PIX
* 책 표지 이미지 출처: 리디북스 (가짜 팔로 하는 포옹, 뭐라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