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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Oct 30. 2017

나도 이제 거실을 서재로!

소파만 덩그러니 있었던 거실에 책장, 책상, 의자를 전면 배치

환경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짝꿍은 모든 것은 결국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니냐고 했지만, 그런 '의지'가 부족한 나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형식적 장치를 중요시 여긴다. 장인은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 했지만 나는 아직 장인이 아니다. 나는 환경에 영향받는 유약한 인간이라 강제적 장치가 필요하다.


산발적인 배치의 문제점

과도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다 보니 거실에 가구가 너무 없었다. 뭐가 없다 보니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게 되었다. 책상과 모니터는 안방에 있고, 큰 책장은 작은 방에, 작은 책장과 소파, 협탁은 거실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할라 치면 식탁에서 공부를 하다가, 책은 거실 소파에서 보고, 컴퓨터 하려면 안방으로 가야 했다. 성격상 하나를 쭉 오래 하기 보기보다 이리 뒤적 저리 뒤적 하길 좋아하는데 연관 도구(책, 컴퓨터, 모니터, 문제집, 필기도구 등)들이 흩어져있다 보니 여기저기 이것저것 싸들고 다니기가 번거로웠다. 그래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Back to the basic, 거실을 서재로!


TV 없는 집, 소파도 없애기로 결정하다

우리 집에 TV가 없는 이유는 내가 TV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소파를 없애기로 결정한 것 역시 소파에 드러눕기를 즐겨했기 때문이다. 책 읽으려고 앉은 소파였지만 포즈가 점점 옆으로 기울다 보면 슬슬 졸렸고 그러다 보면 잠들기 일쑤였다. 그나마 책 읽다 잠들면 다행이었지만 외출했다 돌아와서 피곤하면 그곳에 종종 쓰러져 잠들곤 했다. 그런 행태를 막으려면 소파를 없애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거실을 서재로!

집 안에 있는 큰 책장 한 개와 작은 책장 두 개를 모두 꺼내어 거실 한쪽 벽면을 채웠다. 그리고 높이 101cm짜리 스탠딩 책상을 하나와 높이 75cm짜리 스툴 2개를 샀다. 이제 이 가구들로 거실을 채울 예정이다. (의자 2개는 배송이 완료되었고, 11월 1일에 책상이 도착할 예정이다.)


이제 거실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거실에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차도 마시고, 여행 계획도 세우고, 가계부 점검도 하고! :)


가구 배치를 바꾸니 이사 온 기분이다

조금조금 바꿀 때는 몰랐는데 왕창 바꾸고 나니 새로 이사 온 기분이 든다. 가구를 옮기면서 청소도 하게 되고 새로운 기분이 든다. 기대한 바는 아니었으나 의외로 얻게 된 소득~


가구를 옮기는 과정에서 살림살이를 재점검하게 된다

이번에 책장 3개를 동시에 옮겼다. 책장을 옮기려면 그 책장 안에 있는 책을 모조리 꺼내고 책장을 옮긴 뒤 다시 꽂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버릴 책을 한 스무 권 정도 골라냈다. 이번 기회에 살림살이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이사를 자주 다니면 살림살이가 단출해지는 것처럼 가구를 옮기니 가재도구들을 재점검할 수 있어 좋았다.

N번의 가구 배치 변경, 이번엔 진짜야~

이사 온 지 아직 1년이 채 안되었는데 자잘 자잘하게 집 가구 배치를 여러 번 바꿨다. 이제까진 거실과 안방 가구 배치만 살짝씩 바꿨었는데, 이번엔 꽤나 대대적인 변화였다. 소파와 큰 책장을 옮겨야 해서 제법 힘이 들었는지 짝꿍이 물었다. "이제 마지막이지? ㅎㅎ"


가구 구매와 가구 이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짝꿍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바뀐 형식에서 더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 가길! :)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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