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정리법> 콘텐츠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적지 못했습니다. 저만의(?) 법칙인 텍스트 생성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어딘가에는 무언가를 적고 있다는 뜻일 텐데요. 바로 PUBLY 콘텐츠 <일잘러의 정리법>에 시간과 열정을 쏟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본격 <일잘러의 정리법> 콘텐츠 발행을 앞두고 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PUBLY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PUBLY와 협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앞으로 제 콘텐츠를 만나게 될 독자분들에게 연결고리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publy.co 사이트에 가서 [저자 지원] 메뉴에서 [저자 가이드 보기]에 있는 내용을 살펴본 뒤, [저자 지원하기] 버튼을 클릭해서 항목들을 채워 넣어 저자에 지원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을 담은 기획안을 제출하면 PUBLY 콘텐츠팀에서 검토 후에 의견을 이메일로 알려주십니다.
PUBLY가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 (도쿄의 디테일 같은 경우 PUBLY에서 생각노트 님께 먼저 DM을 보내셨더라고요) 요즘은 거의 없지만 PUBLY가 주제에 맞는 저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TechCrunch Disrupt 가 그런 케이스였죠)
그 외에는 저처럼 직접 기획안을 작성해서 PUBLY의 문을 두드리는 방법입니다.
블로그를 쓴 지 거의 10년이 되어 갑니다.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침 작년, 회사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책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이 열렸고 브런치에 적었던 글을 책으로 엮어내려고 그 여정에 함께 했습니다.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구매하여 책 내지 디자인도 하고, (벌써 책을 팔 생각부터 하고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자) 출판사도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내려니 이게 책으로 나올만한 콘텐츠인가 싶고, 사람들이 사서 볼까 싶고, 표지 디자인은 어찌해야 하나 싶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해를 넘기고 말았습니다. (출판사 등록을 하고 책을 내지 않은 채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출판사 등록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2년째 등록세만 내고 있습니다 하하.. 혹시 출판사를 내시려는 분들은 정말 the last 파이널 진짜 마지막 순간에 출판사 등록하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을 하려면 큰돈을 먼저 지출해야 하고, 혼자 다 하려다 보니 콘텐츠에 자신감도 없어지고, 전문가의 손길을 타지 않는 책을 내도 되는 건지 내적 갈등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막상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책으로 내려고 만지다 보니 시작점부터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책을 만들겠다는 기획을 먼저 하고 그 기획에 맞게 콘텐츠를 꾸려서 책을 내는 것이 순서이지 마구 일기처럼 적어둔 글을 책으로 엮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책을 만들고 나면 그 책을 알리고 판매하는 것 역시 하나의 큰 일인데요, 저라는 사람이 유명인이 아니다 보니 그 이후의 과정도 부담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확실한 due가 있고, 편집자의 도움도 받으면서, 돈을 벌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PUBLY라는 플랫폼의 명성을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PUBLY 프로젝트는 출판사-작가와 같이 인세 개념으로 수익을 배분하기 때문에 자비출판에 비해 마진율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성 출판보다 인세 비율을 높게 책정합니다)
저는 PUBLY 독자에서 저자 넘어가기 이전에 '큐레이터'라는 중간 단계를 거쳤는데요, 이 역시 저자로 지원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Book Curated by PUBLY]는 PUBLY에서 운영 중인 콘텐츠 중 하나로, 출판된 책을 선정하여 책의 일부를 발췌하고, 소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저는 작년에 여러 책을 큐레이션 했고 그 과정에서 퍼블리와의 협업이 재밌고 보람찼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이 쓴 책을 소개하는 역할이 아닌 내 콘텐츠를 직접 퍼블리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던 거 같습니다.
저자로 지원한다고 해서 모두 프로젝트로 채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1차 퍼블리의 콘텐츠 팀의 선택을 받았다 하더라도 펀딩에 성공하지 못하면 콘텐츠가 세상으로 나올 수 없습니다. 콘텐츠 만들기도 바쁘지만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홍보도 게을리 해선 안됩니다.
3000%를 넘기는 프로젝트도 있고, 1000%를 넘기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저는 이제 330%를 넘겼는데요, (처음엔 멋모르고 기본 500%를 넘기고 제 목표는 800% 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ㅎㅎ) 막상 펀딩이 시작되니 100%만이라도 꼭 넘길 수 있길 바라게 되더라고요. 일단 100%를 넘기면 콘텐츠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펀딩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라가는 누적 펀딩 금액을 보며 누군가 돈을 낸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절로 무거워졌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듭니다. 사실 순수하게 글을 작성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만, 실제로 비어 있는 시간에 콘텐츠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계속해야 할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소파에 누워있어도 마음이 편치 않고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보통 블로그 글을 집에서 쓰기 때문에 집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데요, 아무래도 집은 휴식의 공간이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되고 늘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스타벅스를 애용했습니다. 출근길에 노트북을 들고 회사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30분이든 1시간이든 작업을 하고 출근했습니다. 어떤 날은 퇴근 후에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주말에 짝꿍과 스타벅스를 찾은 적도 있습니다. 뭔가 공적인 공간에서는 딴짓하기보다 집중하게 되어서 최대한 물리적 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전화번호부도 재밌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죠? 제가 그랬습니다. 써야 하는 글이 있는데 잘 써지지 않으면 무언가를 계속 보거나 읽게 되었습니다. 사두고 읽지 않았던 책도 보게 되고, 괜히 읽고 싶은 책이 많아져서 또 사서 보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쓰셨는지 퍼블리의 다른 온라인 리포트들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PUBLY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좋은 부분은 바로 이 점이었는데요, 콘텐츠를 함께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CM이라 불리는 콘텐츠 매니저 진영님이 있고, 에디터 혜강님과 객원 에디터 영림님이 이 여정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엣지있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힘을 모으게 됩니다.
늘 혼자 일기처럼 글을 써서 발행했고, 브런치 맞춤법 검사가 찾아내지 못한 오타를 알려주는 사람은 같이 사는 제 짝꿍뿐이었습니다. 브런치 댓글이나 지인으로부터 구두로 피드백을 받곤 했었는데요, 지금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면서 체계적이고 꼼꼼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새롭고 감격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PUBLY와 함께 하고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저는 이 점이 가장 만족스럽고 좋았습니다.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디지털 리포트라는 성격을 잘 모르고 펀딩 하면 책이 나오는 것으로 아시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아닙니다! 이것은 온라인 콘텐츠입니다!)
가까운 지인 중에 "책으로 나오면 살게"라고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 콘텐츠가 책으로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현재 <일잘러의 정리법>은 콘텐츠 편집 단계에 있습니다. 편집이 완료되면 빠르면 4월 말이나 5월 초중에 콘텐츠가 발행될 거 같습니다!
(2019. 04. 21. 업데이트)
예약구매는 종료되었습니다! 4월 23일(화) 이후 PUBLY 멤버십을 통해 만나보세요 :)
그럼 전 이만, 오늘의 홍보를 마치고 <일잘러의 정리법> 콘텐츠를 다듬고 빛내러 물러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