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구너 Nov 18. 2021

기록경신

KEYWORD 3. 기록경신


 기록을 깨는 일은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경신을 위해 무수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셀 수 없을 정도의 땀을 흘렸을 테니까요. 사소해 보이더라도 오랜 시간 쌓이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유명한 김국영은 100m를 10.07초의 기록으로 통과하며 신기록을 작성했는데요. 10대 시절 100m를 49보에 돌파했었는데 2.04m였던 보폭을 2.08m로 늘려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고작 4cm의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48보로 골인하며 기록 단축에 성공했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도 쉽지 않지만, 설령 그랬다고 한들 모두가 기록을 깨는 건 아닙니다. 희소하면서도 달성하기 어려우니깐 기록이 더욱 가치 있게 평가받겠죠. 편한 길을 택했다면 최고로 거듭나거나 기록을 깨는 일은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걸 흔히 기회비용이라고 부르죠. 누구나 힘든 훈련 대신 놀거나 쉬고 싶거든요.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기록을 깨는 건 당장 눈으로 보이지 않아도 자신을 채찍질하며 단련한 보상입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보면 유독 기록이 쏟아집니다. 1초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고, 세계 신기록까지 제법 나오죠. 이례적으로 애국심이 발동해서 괜스레 대한민국 선수가 승리하면 마치 내가 이긴 것만큼 기쁘고, 가슴 뭉클해지기도 하고요. 2002년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했을 때는 또 어땠습니까. 어쩌면 기록은 집단을 하나로 묶고, 기대케 하며 열광토록 하는 힘도 있나 봅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시간이 흘러 남는 건 결국 결과이기 때문일까요. 오죽하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죠.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싸워서 준우승에 그치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만,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무작정 부러워하거나 질투하는 태도는 경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도둑놈 심보처럼 노력 없이 대가를 얻는 시대는 지났으니까요.


 무한 경쟁의 세계에서 승부나 시험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시험 결과에 따라 1등부터 꼴등까지 순서를 매기죠. 운동에서는 주어진 시간 동안 승부를 가리거나 더 빨리 경기를 끝내야 승리를 거머쥐고요. 일단 1등의 맛을 보면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자신을 향한 인정과 칭찬 속에 다음에도 계속 유지하고 싶어 갑절의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죠. 왕좌를 차지하려는 사람들과 지키려는 무리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감이 흐르고요. 패자보다 승자에게 박수와 스포트라이트가 주목되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방탄소년단의 사례를 볼까요. 2013년에 데뷔한 BTS는 온갖 신인상을 휩쓸더니 어느덧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가수가 되었습니다. 빌보드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1위에 올랐고, 뮤직비디오는 2020년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고요. BTS에 버금가는 뛰어난 기록들이 오늘날 축구계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록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덕분에 팬들의 눈은 갈수록 호강합니다.

이전 13화 5. 에두아르 멘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