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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너 Nov 23. 2021

1. 리오넬 메시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축구에 흥미가 없더라도 메시나 호날두의 이름은 들어봤을 겁니다.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 사람은 두고두고 기억되기 마련이니까요. 메시는 21세기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선수입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손에 꼽히는 재능이고요.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와 같은 시대에 살고, 플레이를 볼 수 있음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조국의 전설 마라도나의 후계자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이고, 포지션도 비슷하며 스타일이나 체격까지 흡사해 공통점이 많았거든요.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골을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재현하기도 했죠. 감독과 선수로 만나기도 했던 둘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남달랐습니다. 얼마 전 마라도나가 아쉽게도 우리 곁을 떠나면서 메시는 추모 세리머니를 펼쳤고요.


 여섯 살의 나이에 처음 축구화를 신은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떠오르는 샛별로 이름을 떨칩니다. 유소년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연일 선보이며 독보적인 유망주로 거듭났죠. 바르셀로나에서도 그를 보기 위해 카를레스 렉사흐를 파견합니다. 과연 메시의 경기력은 스페인에서 날아온 스카우터를 매료시키기 충분했는데요. 무조건 메시를 바르셀로나에 합류시키기로 다짐한 렉사흐는 냅킨에 계약서를 만들어 입단을 이끌었죠. 뛰어난 활약을 펼친 메시 못지않게 렉사흐의 안목과 추진력도 다시금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유소년 축구선수 육성 정책인 라 마시아에서도 메시의 활약은 이어집니다. 공격수치고 왜소한 체형에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 등으로 극복했고요. 유소년 무대에서 순도 높은 결정력을 자랑했던 메시는 종종 1군 선수들과의 훈련에서도 번뜩이는 모습을 선보였죠. 햇수로 스페인에 온 지 5년 차인 2004년 10월 16일 에스파뇰을 상대로 1군 데뷔까지 성공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메시가 이렇게까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떡잎부터 달랐다고 하더라도 어렸을 때 잘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선수 역시 많으니까요. 라 마시아에 들어가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데 1군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딱 재능을 인정받는 수준이죠. 2006년부터 10년 동안 라 마시아 출신 선수들을 조사한 결과 15%만이 꿈을 이뤘다고 합니다. 물론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는 더 적고요.


 데뷔골을 넣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2000년대 중반 바르셀로나에는 호나우지뉴를 비롯해 에투와 지울리까지 공격진이 화려해 메시에게 많은 출전을 보장하기 어려웠거든요. 간혹 조커로 투입되는 경우가 허다했죠. 2004-05시즌을 무득점으로 끝내나 싶었는데 알바세테를 상대로 마수걸이 골을 기록합니다. 경기 종료 직전에 투입한 메시에게 호나우지뉴가 그림 같은 패스를 연결했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켰죠.


 다음 시즌부터는 제법 많은 기회를 받으며 점차 유망주의 탈을 벗어납니다. 지울리와 주전 경쟁에서 앞서며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경험하죠. 결정력까지 보완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합니다. 절치부심해서 돌아온 메시는 등번호까지 19번으로 변경하며 공격의 핵심으로 다시 돌아왔는데요. 세기의 라이벌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죠.


 아스날에서 활약하던 앙리가 바르셀로나에 합류하면서 메시와 에투, 호나우지뉴와 앙리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 공격진이 탄생합니다. 2008년 여름 호나우지뉴가 AC 밀란에 합류하기 전까지 호흡을 맞춘 기간은 길지 않으나 존재감만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주기 충분했죠. 호나우지뉴가 쓰던 10번을 물려받은 메시는 어느새 팀에서 대체할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가 결장한 경기에서는 대체로 부진하며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졌거든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합류하면서 메시와 바르셀로나는 황금기를 달립니다. 당시에는 혁명적이었던 패스 전술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거든요. 메시를 비롯해 바르셀로나 축구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비와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같은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한 경기력이었습니다. 2009년에는 최초로 6관왕에 성공했는데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죠. 2021년 바이에른 뮌헨이 달성하기 전까지 전무후무한 기록이었습니다.


 에투와 앙리까지 팀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유소년 출신 페드로의 맹활약 및 다비드 비야의 합류로 새롭게 MVP 삼각 편대가 형성됐습니다. 이에 질세라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영입하며 엘클라시코의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고요. 소속팀이 2009년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을 보냈다면 2012년은 메시가 돋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경력에서 가장 독보적이었고, 훌륭한 성적이었거든요.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기록이 무수히 쏟아집니다. 찬사를 받았던 직전 시즌보다 뛰어난 모습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죠.


 2013년 브라질 최고의 재능으로 손꼽히는 네이마르가 합류했고, 2014년에는 리버풀에서 최전방을 든든하게 책임졌던 수아레스까지 한솥밥을 먹으며 MSN 라인을 결성합니다. 여전히 핵심은 메시였고요. 득점에 대한 부담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메시는 장기인 패스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도움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남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선수들 역시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프리메라리가를 폭격했죠.


 영원할 줄 알았던 바르셀로나의 기세도 조금씩 삐꺽거리고, 좋은 호흡을 자랑했던 네이마르와 수아레스까지 팀을 떠났습니다. 스타플레이어의 숙명이었을까요. 감독과의 불화설에도 시달리고, 언론에 필요 이상으로 노출되는 고충도 있었습니다. 길고 긴 동행 끝에 2021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로의 이적이 확정되었지만, 여전히 바르셀로나의 상징이자 전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제일 첫 번째 선수인 건 확실하죠.


 바르셀로나에서와 달리 국가대표팀에서의 메시는 살짝 아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2021년 꿈에 그리던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막대한 공헌을 했지만, 이전까지의 성적이 미미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살펴보니 그렇지도 않았는데요. 이미 은퇴한 마스체라노와 사네티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가장 많은 골을 넣었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을까요?


<메시 주요 기록> - 2021년 12월 기준


- 발롱도르 최다 수상 : 7회

- FIFA 올해의 선수 최다 수상 : 6회

- IFFHS 세계 최우수 플레이메이커 최다 수상 : 4회

- 유러피언 골든슈 최다 수상 : 6회

- 클럽 월드컵 골든볼 최다 수상 : 2회

- FIFA FOFPro 월드 XI 최다 선정 : 14회

- 한 해 최다 득점 : 91골(2012년)

- 한 시즌 최다 득점 : 73골(2011-12시즌)

- 최초 동일 클럽 2회 트레블(2009-09시즌, 2014-15시즌)

- 최초 공격 포인트 1,000개 달성

- 최초 13시즌 연속 30골 이상 득점

- 최초 300도움 달성

- 최초 단일 리그 3시즌 연속 득점왕, 도움왕 석권

- 라리가 통산 최다 득점 : 474골

- 라리가 통산 최다 승 : 377승

- 라리가 통산 최다 득점왕 : 8회

- 라리가 통산 최다 도움왕 : 6회

- 라리가 역대 최다 해트트릭 : 36회

- 라리가 역대 최다 드리블 성공

- 라리가 전 구장 득점자

- 바르셀로나 통산 최다 우승 : 35회

- 바르셀로나 통산 최다 출전 : 778경기

- 바르셀로나 통산 최다 득점 : 672골

- 바르셀로나 통산 최다 도움 : 305도움

- 바르셀로나 통산 최다 승 : 538회

- 엘클라시코 통산 최다 득점 : 26골

- 챔피언스리그 최소 경기 100골 달성

- 챔피언스리그 유일 17시즌 연속 득점

- 아르헨티나 통산 최다 득점 : 71골

- 아르헨티나 통산 최다 도움 : 42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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