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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너 Nov 20. 2021

감동실화

KEYWORD 5. 감동실화


 뉴스를 보면 끔찍한 소식이 넘쳐납니다. 누가 누구를 죽이거나 때리고, 돈이나 물건을 훔치며 사기까지 심심치 않게 발생하죠. 날이 갈수록 성범죄 비율도 증가하는 데다가 음주 사고 역시 매한가지고요. 부정부패는 어느덧 헤드라인의 단골 소재로 자리 잡았고, 힘든 세상 속 창궐한 전염병은 2년이나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물론 집값마저 가파르게 오르기만 하죠. 어떻게 이런 일이 매일같이 발생할 수 있는 건지 의문까지 생길 지경이네요.


 인생이 사건이나 사고의 반복이라면 살아갈 맛이 나지 않겠죠. 심지어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하루하루가 어두우면 썩 유쾌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다행히 우리 곁에는 재밌거나 즐거운 요소가 아주 많고, 희망찬 이야기 역시 많습니다. 저마다 웃음 짓게 하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죠. 그래도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는 말처럼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중일 거고요.


 최근에는 돈쭐이라는 신조어가 유독 반가운데요. 돈과 혼쭐의 합성어로서 역설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정의로운 일로 타의 모범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뜻이죠. 코로나바이러스로 자영업자 대부분이 힘든 시간을 겪는 와중에 경제적으로 힘든 형제에게 선행을 베푼 치킨 사장님,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낸 부녀에게 흔쾌히 피자를 건넨 사장님을 비롯해 연이어 대승적인 수용을 결정한 진천의 사례도 있었고요. 세상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담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동의 도화선은 다양합니다. 한계를 극복한 희열일 수도 있고, 약속을 충실하게 수행한 의지, 전혀 기대치 못했던 상황에서의 이벤트가 대표적이죠. 배경이야 달라도 여운은 길게 남기 일쑤입니다. 더욱이 감동은 또 다른 감동을 낳는데요.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집단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세상은 기하급수적으로 아름다워지죠. 특히 최근에는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사람들이 뜻깊은 일에 주도적으로 나서며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인풋 대비 아웃풋이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고작 가슴 뭉클한 일에 유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돈이나 땅으로 해결하지 못한 일을 감동적인 말 한마디로 중재한 사례도 무궁무진하죠. 갈등이나 불화의 중재는 물론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기게끔 하는 것이 바로 감동이 가진 힘입니다. 때로는 육체의 상처보다 심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이기도 하고요.


 스포츠계에서 감동적인 사례를 유독 많이 볼 수 있습니다. 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경우가 많은데요. 선수들이 꿈의 무대를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들의 눈빛이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한들 감동의 무게가 가감되는 법은 결코 없죠. 축구 역시 눈물샘을 적시기에 충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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